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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마케팅 문구 3개가 총수를 소환하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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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바타 이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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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탱크데이’ 논란 정용진 수사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 고발
“5.18 조롱 처벌법, 선거 직후 통과”

출처 : 신세계그룹 제공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고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여졌다. 특히 마케팅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은 단순 실수를 넘어 역사 인식, 기업 책임의 범위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18일 스타벅스코리아는 탱크 텀블러 시리즈 판매 행사를 열면서 홍보물에 ‘5/18’, ‘탱크데이’, ‘책상에 탁!’ 문구를 함께 사용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6주년이었다. 

단어 하나하나만 볼 경우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5월 18일이라는 날짜에 한 화면 안에 동시에 등장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로. ‘책상에 탁’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축소 해명하며 쓴 표현으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사 조롱 용도로 유통돼온 밈으로 꼽힌다. 이에 우연치고는 너무 정교한 조합이라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논란이 확산되자 빠르게 문구를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을 냈다. 손정현 전 대표는 해임됐다. 그러나 사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출처 : 디파짓 포토

20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손 전 대표를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튿날 강남경찰서에 사건을 배정했고, 각지에 흩어져 접수됐던 고발 건들을 서울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로 병합해 수사하기로 했다. 22일에는 고발인 조사가 진행되며 수사가 본격 궤도에 올랐다. 5·18기념재단과 관련 단체들도 잇따라 결의문을 내고 정 회장의 공식 사과와 경영 일선 퇴진을 촉구했다.

박종철기념사업회는 별도의 추가 고발도 예고한 상태다. 고발장에 담긴 혐의는 형법상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그리고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이다.

출처 : 뉴스 1

다만, 법조계의 전망은 차갑다. 이번 홍보물이 5·18을 조롱하는 뉘앙스를 준다는 건 인정하더라도 형사 처벌로 이어지기 위한 법률 요건을 충족하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초 명예훼손죄는 특정 피해자를 향한 허위사실 유포를 핵심 요건으로 두고 있다. 즉,  홍보 문구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명예를 직접 훼손했다고 입증하려면 논리적 연결 고리가 촘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모욕죄 역시 특정 피해자가 존재해야 성립한다. 5·18 특별법의 경우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비방·왜곡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으나, 의도성 입증이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경영진이 이번 마케팅에 직접 관여했는지, 문구 선택이 의도적이었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 디파짓 포토

이에 정치권은 한발 더 나아가 5·18 모욕 행위를 별도로 처벌할 수 있는 법 개정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거 직후 정치적 동력이 살아있는 시점에 이 논의가 다시 불붙는다면 입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사 결과와 별개로 이번 사태가 기업층에 남기는 교훈은 분명하다. 역사적으로 민감한 날짜와 표현을 다룰 때 기업이 얼마나 정밀한 감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의 문제가 새로이 떠오른 것이다. 특히 “고의는 없었다”는 해명은 법적 책임을 덜어낼 수 있을지 몰라도, 사회적 신뢰까지 회복시켜 주지는 않는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불매운동과 소셜미디어 역풍을 동시에 맞았고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연간 수조 원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의 총수가 마케팅 문구 하나로 인해 피의자 신분이 되는 상황에 처했다. 마케팅 실수의 비용이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값비싼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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