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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탈루 혐의 금액 3,000억 원
고가 법인차 전용 번호판 실효성 ↓
다양한 세재 헤택 부여 질타 받아

국세청이 법인 명의 차량을 활용한 탈세 혐의 법인 19곳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번에 포착된 탈루 혐의 금액만 3,000억 원에 달한다. 조사의 출발점은 연두색 번호판을 단 고가 법인차량이었지만, 수면 아래에는 훨씬 광범위한 사익 편취 행위가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광현 국세청장에게 직접 물었다. “고급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사서 회장 아들, 손자가 개인적으로 끌고 다니는 사례, 요즘도 있나요?” 임 청장의 답변은 예상 밖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는 “색깔이 다른 슈퍼카를 타는 게 오히려 플렉스로 유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
연두색 번호판은 2024년 1월 고가 법인차량의 사적 유용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8,000만 원 이상 법인 승용차와 리스·렌트 차량에 의무 부착하도록 한 조치였다. 그러나 제도 도입 이후 등록 현황을 보면 효과는 반감됐다. 1억 원 이상 법인 명의 신규등록 차량은 2023년 5만 1,542대에서 2024년 3만 3,960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3만 9,429대로 반등했다.

임 청장은 “최근에는 오히려 연두색 번호판이 기업체를 보유한 자산가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사적 유용을 막기 위해 설계한 제도가 일부 자산가들 사이에서 부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탈세 행위는 고가 법인차량에 그치지 않았다. 제조업체 A는 시세 3억 원을 웃도는 슈퍼카 6대를 포함해 외제차 45대를 법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었다. 직원 급여는 수년간 동결한 반면, 고가 슈퍼카는 회사 내 전시용으로만 사용했다.
고급 룸살롱 등 유흥업소 방문비 약 15억 원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고, 정당한 사유 없이 고액 급여 약 60억 원을 과다 수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수관계법인의 가상자산 채굴기 취득을 위해 약 200억 원을 무상으로 빌려준 것도 확인됐다. 사주 일가 명의의 해외 계좌에는 약 170억 원이 보관돼 있었으나 해외금융계좌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건축 관련 법인 B의 사주는 회사 자금으로 구입한 슈퍼카 3대를 자녀 지배 법인에 저가 양도했다. 해당 자녀는 실제 근무 없이 약 2억 원의 급여를 수령했으며, 사주는 자택 인테리어 비용 약 10억 원을 법인 경비로 처리했다.
뷰티 관련 제조업체 C의 경우 법인 명의로 리스한 슈퍼카 3대를 사주 배우자가 사적으로 사용했고, 가족에게 인건비 명목으로 약 15억 원을 과다 지급했다. 골프장·고급 호텔·상품권 구입 등에 법인카드 약 10억 원을 쓰는 한편,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광고비 명목으로 약 60억 원을 송금해 법인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
아파트 764채를 보유한 건설업체도 슈퍼카 8대 구입비 15억 원과 수백만 원에 달하는 유지비를 법인 비용으로 처리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세무조사의 단초는 슈퍼카 구입 현황에서 시작됐다”며 “법인자금의 부당 유출과 편법적 증여 행위를 지속적으로 검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법인차량에 부여된 세제 혜택의 범위가 있다. 현행 제도상 법인 명의 차량의 감가상각비, 리스·렌트 비용, 유류비, 보험료, 정비비, 자동차세, 통행료, 금융리스 이자 등이 모두 손금으로 인정돼 법인세 과세표준을 낮추는 데 활용된다.
특히 운행기록부를 작성하지 않더라도 연간 1,500만 원까지는 업무용으로 자동 인정해 전액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 운행기록부를 작성한 경우에는 연간 비용 한도 자체가 없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개인 돈으로 굴려야 할 슈퍼카를 법인 돈으로 사서 비용 처리하는 것은 그 비용의 일부를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전병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난해 논문을 통해 “고가 차량에 한해 운행기록부 없이 1,500만 원까지 무조건 인정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전액 업무 미사용으로 처리해야 한다”며 “실제 운행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운행기록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는 법령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임 청장은 “현재 고가 법인차량의 취득·운행·비용 처리 내역 등을 철저히 분석·검증 중에 있으며, 사주 일가의 사적 유용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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