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에 날아온 리어카
피해자는 누가 책임지나
보험 사각지대 도마 위
갑작스레 도로로 튀어나온 리어카와 충돌한 차량 운전자가 사고 이후 처리를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화제가 됐다. 뒤늦게 연락된 소유자는 보험 가입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기에 결국 피해자는 자차 보험을 쓰고고 자기부담금을 떠안아야 하는 현실이 펼쳐졌다. 차량 운전자 A 씨는 이번 사고를 한문철TV에 제보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지난 4월 12일, 경기도 안산의 한 골목길에서 벌어진 이 사고는 단순 접촉이 아닌 구조적 책임 사각지대를 드러낸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돛처럼 작용한 비닐이 씌워진 리어카가 비바람을 타고 도로로 미끄러졌고 정면에서 주행 중이던 차량과 그대로 충돌한 것이다. 가해자 없이 발생한 사고였지만 피해자의 고통은 고스란히 남았다.
리어카와 부딪혔는데
현실은 자기부담금
사고 직후 A 씨는 리어카 소유자인 B 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B 씨는 보험 가입자가 아니었고 사고에 대한 실질적 배상 능력 또한 부족했다. 결국 A 씨는 자신의 자차 보험으로 수리비를 처리할 수밖에 없었고 자기부담금은 본인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처럼 명백한 외부 요인에 의한 사고임에도 피해자가 손해를 보는 구조는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법률 전문가 한문철 변호사는 이 사건을 두고 “과실 비율은 리어카 100%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차 보험으로 수리하게 되면 보험사는 리어카 소유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어도 실제로 해당 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자기부담금은 결국 운전자 본인이 납부해야 하며 이를 되찾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승소 및 집행은 어렵다는 것이 한 변호사의 판단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례가 결코 드물지 않다는 점이다. 관리되지 않은 리어카, 손수레, 야외 전시물 등 비고정 구조물로 인한 사고는 비 오는 날이나 강풍 시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사고 발생 시 법적 구제나 행정적 보완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자동차 사고의 구조가 아닌 구조물로 인한 피해는 아직까지도 회색지대에 머물러 있다.
제도적인 개선 절실
격양된 네티즌 반응
해당 사연이 공개되자 네티즌들도 안타깝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는 “법적으로는 맞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야박하다”, “조금의 불운일 뿐인데도 소송 이야기가 나오는 세상이 안타깝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것이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리어카 주인이 책임져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줬으면 당연히 보상해야 한다”라며 피해자 입장을 강하게 옹호하기도 했다.
이러한 리어카 사고는 접촉 사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적 책임, 보험 구조, 공공 관리 부실 등 여러 구조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공 도로나 주택가에 방치되거나 제멋대로 놓인 리어카에 대해 지자체가 실질적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속 사각지대에 놓인 이러한 이동 수단들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실질적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피해자인 운전자 A 씨는 결국 자차 보험으로 차량을 수리하고 불필요한 비용까지 감수해야 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지금도 해결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우연한 사고가 아닌 시스템 부재로 인한 예고된 피해였다. 공공이 책임지지 않은 틈을 결국 개인이 메우고 있는 현실에서 언제까지 법적 풍랑주의보를 방관할 것이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모두가 맞닥뜨릴 수 있는 구조적 리스크의 경고라는 점에서 제도적인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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