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잘 나가는 폭스바겐
최근 상하이-폭스바겐에서
리비다 풀체인지 공개했다
폭스바겐 브랜드는 글로벌 브랜드 중에서도 중국 시장에 가장 공을 들이는 브랜드로 꼽힌다. 상하이자동차, FAW(제일기차)와 각각 합작법인을 세운 데 이어, 중국 전용 모델만 수십 종에 달할 정도로 시장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전기차 이전 시대에는 ‘10초에 한 대 팔린다’는 말이 나올 만큼 판매량이 폭발적이었고, 지금도 중국 내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강력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폭스바겐이 상하이자동차와의 합작사인 상하이-폭스바겐을 통해 새로운 4세대 ‘라비다(Lavida)’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시 전 사진이 유출되면서 실차 디자인이 먼저 드러났고, 이미 인증 절차까지 마친 상태다. 라비다는 중국 전용 준중형 세단으로, 제타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중국 시장에서만 15년 이상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다.
최신 패밀리룩 반영
티구안·ID.7 스타일 적용
라비다 4세대의 외관은 최근 폭스바겐의 디자인 언어를 적극 반영한 모습이다. 전면부는 신형 티구안과 8세대 골프의 디자인 요소가 섞여 있으며, 후면부는 ID.7처럼 테일램프가 상단을 가로지르는 수평형 그래픽으로 처리됐다. 특히 범퍼 일체형 리플렉터, 번호판 공간이 따로 구분되지 않은 매끄러운 후면 처리 등은 전통적인 폭스바겐 세단과는 차별화된 인상이다.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준중형급 세단으로는 이례적으로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이 적용됐고, 휠 디자인 역시 고급스럽게 구성됐다. 트림에 따라 전후 범퍼 디자인이 달라지는데, 상위 트림인 ‘프로’ 모델에는 보다 역동적인 범퍼와 스포티한 요소들이 적용되어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모습이다.
중국 인증 정보 통해
제원 및 파워트레인 확인
중국은 자동차 출시 전 ‘공업정보화부’에 차량 인증 정보를 공개하는데, 이를 통해 라비다의 구체적인 제원도 확인됐다. 신형 라비다는 전장 4,720mm, 전폭 1,806mm, 전고 1,482mm, 휠베이스 2,688mm로, 현대 아반떼 대비 전장과 전고는 크지만 전폭과 휠베이스는 다소 짧다.
파워트레인은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되며, 최고출력은 110마력이다. 출력 수치만 보면 다소 낮은 편이지만, 중국 내 연비 기준이나 실용성 중심의 소비 경향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DCT)를 채택했고, 공차중량은 1,320kg으로 무난한 수준이다.
유럽은 내연기관 세단 단종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인기
현재 폭스바겐은 유럽 내에서 내연기관 세단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고급 세단 페이톤은 이미 몇 년 전 단종됐고, 지난해에는 쿠페형 세단 아테온도 단종 수순을 밟았다. 파사트는 차세대 모델부터 왜건(바리안트) 전용으로 변경됐고, 세단 역할은 사실상 전기차 ID.7이 이어받고 있다. 유럽 내에서 남은 세단은 제타뿐인데, 이마저도 향후 계획이 불투명하다.
반면 중국 시장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인다. 여전히 세단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특히 폭스바겐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고급 이미지’로 인식돼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에서 단종된 페이톤은 ‘피데온’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 중이며, 파사트도 꾸준히 부분변경과 연식을 거듭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라비다 풀체인지는 이러한 중국 시장 맞춤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폭스바겐 라비다의 4세대 모델은 단순한 세대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내연기관 세단의 종말을 준비하는 유럽과 달리, 중국에서는 여전히 세단 수요가 굳건하며, 폭스바겐은 여기에 정확히 부합하는 모델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라비다는 제타급 세단의 수요를 흡수하며 젊은 소비자층과 실용적인 패밀리카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폭스바겐은 지역별 소비 트렌드에 맞춘 유연한 모델 전략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나가고 있다. 앞으로 공개될 라비다의 정식 사양과 가격 역시 중국 내 시장 반응을 가늠할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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