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 노사 갈등에
22개월 출고 대기
캐스퍼 EV 발목 잡아
현대차의 첫 경형 전기차 캐스퍼 EV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고 대기기간은 최장 22개월까지 늘어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을 담당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수요에 발맞춘 생산 확대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GGM이 수출 비중을 대폭 늘린 데다, 근무 형태 전환 협의가 노조 결성 문제로 무산되면서 내수 물량은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결국 차량이 있어도 고객에게 내줄 차가 없다는 전기차 시장의 아이러니가 캐스퍼 EV를 둘러싼 현실로 드러났다. 수요와 생산 사이의 불균형은 심각한 상황이다.
수출 늘리고 내수 줄여
90%가 수출용으로 배정
캐스퍼 EV는 올해만 4만 7,700대가 생산될 예정이지만, 이 중 90%에 달하는 4만 2,900대가 수출용으로 배정됐다. 전년도 수출 규모 대비 4배 넘는 수치이며, GGM은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1분기 기준으로 현대차의 국내 생산 전기차 수출 물량 중 절반 가까이를 캐스퍼 EV가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내수 물량은 고작 4,800대에 불과하다.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내수용 생산은 4월까지 1,000대도 되지 않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계약량은 이미 3,215대를 기록했다. 수출이 늘수록 내수는 줄고, 출고 대기기간은 늘어나는 구조가 명확해지고 있다.
출고 지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GGM과 현대차가 검토했던 2교대 전환 계획이 무산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GGM은 주간 1교대만 운영 중이며, 이 체제로는 연간 약 5만 대의 생산이 최대치다. 문제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 유연성이 극도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노사 협의 실패에
생산 확대 제자리
GGM은 설립 당시부터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를 바탕으로 운영돼 누적 생산 35만 대까지는 노조 대신 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무환경과 생산 조건을 결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직원들이 노조 결성을 추진하면서, 2교대 전환 논의는 사실상 멈춰 섰다.
현재 GGM의 누적 생산량은 약 18만 대 수준으로, 노사 상생발전 협정서에서 정한 35만 대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그동안 GGM은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기반으로 노조 없이 상생협의회를 통해 근무 조건을 조율해 왔고, 이러한 구조가 지역사회와의 안정적인 협력 모델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노조 결성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의 협의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단기적으로는 생산 확대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장 인력 확충 없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노사 간 협의 없이는 주간 2교대 전환도 어렵다. 결국 캐스퍼 EV는 완성도 높은 제품임에도 공급에 발이 묶이게 된 셈이다. 현대차는 GGM의 생산 여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향후 수요 급증에도 대응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차 한 대를 받기까지 22개월을 기다리는 현실은, 노사 간 협의의 실패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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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만든 문재인이 책임이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