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늙어서 뭔 운전..” 고령 운전자 사고 급증, 결국 네티즌 분노 폭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그 대책을 마련할 때

한국의 인구 고령화가 계속해서 진행되는 가운데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이 늘어나면서 안전 대책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68세 남성이 몰던 차량이 보행자를 덮쳐 9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 자격 논란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지난 2월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에서는 79세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9중 연쇄 추돌사고를 내 70대 남성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또 지난 3월에는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구룡터널 교차로 인근에서 80대 남성이 운전 부주의로 7중 연쇄 추돌사고를 일으켰고, 4월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노인종합복지관 주차장에서 90대 운전자가 운전 미숙으로 후진 중 노인 4명을 덮쳐 1명이 숨졌다.

통계 집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보면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비율은 계속 늘고 있다. 고령 운전자의 사고 비율은 2019년 14.5%, 2020년 15.0%, 2021년 15.7%, 2022년 17.6%로 계속 상승했고 지난해 전체 19만 8,296건의 교통사고 가운데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는 39,614건으로 전체 사고의 20%를 차지했다.

이에 지자체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운전면허증 반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년 간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면허 자진 반납률은 2%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에는 2.1%였고, 2022년에는 2.6%였다. 올해 역시 지난달까지 고령 운전자의 자진 반납률은 1.2% 수준이었다.

조건부 면허제
이동권 침해다?

이 가운데 정부는 지난 5월 발표한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에는 ‘고령 운전자 운전자격 관리, 운전능력 평가를 통한 조건부 면허제 도입 검토’란 내용을 포함한 바 있다. 이는 운전능력에 따른 운전 허용 범위를 차등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로 고령자의 운전능력에 따라 야간, 고속도로 운전을 금지하는 등 운전 허용 범위를 달리한다는 내용이다. 일각에서는 ‘노인의 발을 묶는 정책이다’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고령 운전을 제한하는 것이 단순히 고령 운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노동 강도가 높고 근무시간이 길어 기피업종으로 분류되는 운수업의 경우 이미 고령층에 노동 인력을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고령 운전자 제도를 정립해야 할 시점에 있다.

해외는 어떻게 할까?
페달 안전장치 부착

해외의 경우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유도하면서도 고령자의 이동성과 교통 안전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은 70세가 되면 운전면허가 만료되고 이후 3년을 주기로 면허를 갱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고령자 운전적성정밀검사 규정도 두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안전장치 부착 의무화를 시작했다. 안전장치를 자동 변속기 차량에 한해 의무화하여 차가 정차 중이거나, 혹은 시속 10km 미만으로 주행 중일 때 운전자가 갑자기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면 경고음이 울린다. 또한 전자 신호를 엔진에 보내지 않게 해 운전자가 페달을 계속 밟더라도 차량이 급가속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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