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르망
방치된 채로 목격
GM이 선택한 월드카

대우자동차의 르망이란 이름의 자동차는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아직도 살아있는 세단이다. 사실 세단으로만 정의하기엔 너무 많은 변형이 있는 차종이다. 당시 첨단 고성능 이미지를 등에 업고 국산차 최초로 본격 스포츠 패키지를 도입했던 전설적인 차종이다. 그런데 최근 이 차가 방치된 채로 목격되어 탄식을 자아냈다. 물론 지금까지도 제대로 복원한 후 운용하는 차주가 있는 만큼, 그들의 눈에는 더욱 안타까울 것이다.
사실 ‘GM이 선택한 월드카’라는 카피는 GM대우가 출범한 이후 내놓은 첫 번째 신차인 GM대우 라세티가 가져갔지만, 르망 역시 월드카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진 차종이었다. 서브네임도 가지각색이다. GSI, 펜타 5, 레이서를 비롯해 심지어 당대 최고의 세단 격이었던 로얄 시리즈의 서브네임을 그대로 이어받은 르망 살롱도 있었으니 당시 르망의 인기를 가늠할 만하다.


방치된 채로 목격된
페이스리프트 르망
이번에 방치된 채로 목격된 차종은 정확히 따지면 초창기의 르망은 아니다. 르망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르망이다. 초창기 르망의 디자인과는 사뭇 다른 유선형의 전면부 디자인은 한층 세련된 멋을 더했고, 당시 카탈로그에 주로 소개되던 상위 옵션 격인 RTi 모델이 에스페로와 호환하는 휠캡을 장착했던 모습도 기억에 남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아울러, 이 차종은 유채색 마케팅의 선구자로 알려진 1세대 현대차 엑센트보다 더 일찍 유채색 마케팅을 했던 차종 중 하나였다. 카탈로그 및 당시 TV 광고에 짙은 붉은색 계열의 색상을 앞세워 홍보했었다. 물론 페이스리프트 이전에는 아예 새빨간 색상의 르망을 앞세운 적도 있었다. 여담이 있다면, 당시의 르망은 소위 깡통 휠로 일컫는 스틸 휠에 휠 커버 조합이 많았는데, 이 휠 커버에 각인된 5홀 형식과 다르게 실제 르망은 4홀 방식이었다.


시대를 앞서간 트림
대우 르망 이름셔
르망에는 또 기념비적인 모델이 있다. 바로 이름셔가 그 주인공이다. 자동차 마니아라면 알 수 있을 텐데, 투스카니의 6기통 2,700cc 차주라면 투스카니 보다는 엘리사라는 이름으로 불러주길 원했던 것처럼 르망 이름셔 역시 르망보다는 이름셔로 불러주길 바라는 차주가 많았다. 그렇다면 일반 르망과 격을 달리한다는 이 모델이 기념비적인 이유는 뭘까?
바로 본격 스포츠 패키지 개념이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마이카 시대에 도래했지만, 아직 한국은 스포츠카 또는 고성능 자동차에 관한 개념이 부족했던 시대였다. 그런데 오펠의 메이커 튜너인 이름셔에서 만든 에어로파츠를 장착해 디자인부터 달랐고, 무엇보다 하체 세팅 역시 달랐고 작은 차체에 상위 모델인 에스페로의 2,000cc 엔진을 장착했었다고 전해진다. 심지어 자동차 시트 명가로 알려진 레카로 제 시트를 장착한 것 역시 꽤 본격 스포츠 패키지였던 셈이다.


지금은 끊긴 명맥
하지만 아직도 그립다
아쉽게도 르망의 계보는 현재 끊겼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대우자동차의 후신 격인 현재의 한국GM은 소형 SUV 격인 트레일 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생산하는 기지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GM대우가 처음 출범한 후, 라세티 1세대 및 2세대 라세티로서 크루즈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라세티 프리미어가 꽤 인기를 끌었던 것을 떠올리면 아쉬운 대목이다.
여담으로 르망은 4도어 씨에로 5도어 넥시아라는 이름으로 2차 페이스리프트를 했었는데, 이 차가 우즈베키스탄 소재 우즈 대우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무려 2008년 3차 페이스리프트까지 진행했었다. 심지어 현재는 쉐보레 브랜드로 흡수된 지금까지 내수 시장에는 젠트라로 판매되었던 칼로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넥시아 R3라는 이름으로 생산하기에 이를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 이렇게 오늘은 르망에 관해 살펴봤다. 독자들의 가슴 속에 아직도 살아있는 차 중엔, 대우 르망이 아직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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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당시 르망차 유머 뒤에서 보면 르망, 옆에서 보면 엉망, 앞에서 보면 사망. 그때 난 엑셀GLSI 탔었는데 벌써 거의 40년 전이네.
올드카 매니아
좋은차를 왜 버려!!!
93년부터98년까지르망차주
르망.GTE.GSI.뉴르망.RTI. 다겪은저이지만. 르망은.그냥.울나라실정에맞지도않았을뿐더러.기름많이먹고.부소값조차도비싸서.힘든차였네오. 조금더.알고.떠드세요.
명차는 무슨 언덕길 4단으로도 못올라가는 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