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명 다른 차종
해외에선 못 알아듣기도
다행히 예전보단 덜하다

이름이란 한 사람 또는 사물에 적용되어, 때론 너무 당연하게 인식된다. 하지만 여러 이름을 갖고 있다면, 그 이름을 듣는 쪽보단 말하는 쪽이 더 헷갈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마치 예명으로 활동하는 아이돌이나 가명을 쓰는 사람과 같은 이치다. 국산차 모델 역시 마찬가지다. 시장에 따라 다른 어감 탓에, 또는 특정 이름이 이미지에 더 적합해 차명이 바뀌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내수 시장에서는 새로운 이름으로 출시되는 차종이 신선한 이미지를 주는 탓에, 종종 차명이 바뀌기도 한다. 이는 작명법이 정형화된 현재보다 과거에 더 많았는데, 해외 시장에선 종종 같은 이름으로 오래 판매되어 내수 시장의 차명을 말하면 알아듣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수명과 수출명이 다른 차종을 알아보자. 다행히 예전보다는 훨씬 그 종류가 적다.


현대차 아반떼와 캐스퍼
해외선 엘란트라와 인스터
현대차의 대표 선수 격인 아반떼는 내수 시장에서 그 이름이 대명사 격이지만, 해외에선 전혀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다. 수출명이 다르기 때문인데, 아반떼의 수출명은 엘란트라다. 엘란트라는 1990년에 ‘휴먼 터치 세단’ 또는 ‘고성능’ 카피를 달고 출시된 준중형 세단이었다. 이 엘란트라의 후속 차종으로 전개된 것이 초대 아반떼였는데, 내수 시장에선 아반떼의 이름값이 더 높았고 해외 시장에선 엘란트라의 이미지를 이어갔을 뿐이다.
현대차에서 수출명이 다른 차종이 한 가지 더 있다면, 바로 캐스퍼 일렉트릭이다. 캐스퍼는 일렉트릭 사양만 ‘인스터’라는 차명으로 수출된다. 캐스퍼는 본래 내수 전용 차량으로 기획되어 해외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순수 전기 사양인 캐스퍼 일렉트릭은 경차가 인기 있을 만한 일본 등지의 해외 수출길에 오르게 되는 바람에 수출 시장에 간섭되지 않는 차명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된다.


기아 모닝과 카니발
피칸토와 세도나
대한민국 경차 대명사가 마티즈였던 시대는 저문 지 한참이다. 현재 대한민국 경차의 대명사는 기아 모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한국에선 대명사 격인 차명이지만 해외에서는 생뚱맞은 얘기가 된다. 모닝은 처음 수출길에 올라선 순간부터 줄곧 ‘피칸토’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현재도 피칸토로 수출되는 상황인데, 중국에서 수출되어 온 차 이름이 ‘아침’이라고 생각하면 피칸토라는 이름을 바로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카니발 역시 1990년대 후반 데뷔한 이래로 가족이 함께 타는 승합차의 대명사 격이 되었다. 하지만 카니발 역시 수출명이 꽤 오래 달랐다. 바로 동족 포식의 의미 겸 식인 풍습을 연상시키는 단어, 카니발리즘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패밀리 MPV에 ‘식인’을 연상시키는 차명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세도나라는 이름으로 오랜 시간 판매되었다. 현재는 글로벌 차명 통합 정책에 따라 카니발이라는 제 이름을 찾았지만 그마저 모든 해외 시장은 아니다.


수출명이 여러 개일 수도
i30 세단, 아시겠나요?
혹시 i30라는 차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유럽형 해치백을 표방해 출시한 해치백인데, 내수 시장에 유일하게 성공한 해치백이었다. 그마저도 2세대부터는 차급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이미지가 생겨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유럽 시장에선 아직도 효자 차종이다. 뜬금없는 i30에 관한 언급은, 아반떼를 위한 것이다. 실제로 아반떼는 일부 시장에서 i30 세단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이렇게 우리에게 친숙한 국산차 모델이지만 낯선 이름으로 수출되는 차종을 알아봤다. i45, 소니카, 마젠티스, 클라루스, 센테니얼, 아제라, 카덴자, 로헨 등 수없이 많은 국산차 이름이 있지만, 현재 도로 위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차종만을 엄선했다. 만약 해외여행과 함께 렌터카를 사용할 일이 있다면, 특히 빌리려는 차종이 아반떼라면 자신 있게 요구하자. ‘현대 엘란트라를 빌려달라’라고. 아반떼라고 말하면 렌터카 직원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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