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펑위에다기아 KX7
중국 전략형 차종으로 출시
중형 SUV 급, 한 때 논란도

기아 중국 합작 회사 둥펑위에다기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중형 SUV KX7은 국내 소비자들에는 생소한 이름이다. 그래서 간단히 소개하면 이 차량은 싼타페 DM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한 모델로, 2017년부터 판매된 중국 전략 차종이었다. 당시 중국 내에서는 현지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패밀리 SUV로 주목받았지만, 그 디자인과 크기를 살펴보면 국내 출시를 염원하는 시선도 존재했었음을 짐작게 한다.
쏘렌토와 포지션이 정확히 겹치지만, 중형급 SUV라는 점에서 편의 사양 및 패키징을 크게 조정해 내수 염가형 SUV로 투입됐다면 르노코리아 QM6나 쉐보레 이쿼녹스보다 나은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한 때는 쏘렌토 UM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디자인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던 만큼, 이 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졌는지도 내다볼 수 있다.


싼타페의 뿌리에서 파생
당시의 디자인 언어 적용
기아 KX7은 2세대 쏘렌토의 디자인과 한 세대 이전 싼타페 DM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국 현지 취향에 맞춘 패키징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전면부는 사다리꼴 그릴과 좌우로 넓게 퍼진 헤드램프가 조화를 이루며, 당시 중국 시장에서 선호되던 큼직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측면은 쏘렌토와 같은 궤인 캐릭터 라인이 살아있으며, 전장 4,730mm, 전폭 1,890mm, 휠베이스 2,780mm로 7인승 SUV로서의 체격을 충분히 갖췄다.
실내 구성에서는 여러 차종이 엿보인다. 셀토스 SP2와 비슷한 구성을 가진 센터페시아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기어 체인지 레버 패널은 스포티지와 비슷한 결이다. 핸들은 상위 차종인 모하비의 것과 호환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반적인 칵핏의 분위기는 2세대 K5 JF와도 유사한 대목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 오히려 이런 구성과 디자인은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염가형 SUV로 들어왔다면?
어쩌면 스포티지와 투트랙 전략
흥미로운 점은 KX7이 당시 중국 시장에서 쏘렌토보다 한 단계 낮은 가격에 유사한 차체와 7인승 구성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환율과 내수 세금 등을 고려하더라도, 국내에 도입 시 옵션 조정과 일부 원가 절감을 통해 저렴한 시작가의 7인승 SUV를 출시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당시 SUV 수요 폭발로 인해 가성비에 목마른 소비자층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수 있는 조건이다.
특히 쏘렌토가 점차 고급화되며 평균 출고 가격이 4,000만 원을 돌파하던 시점, 셀토스와의 중간 지점에 있 스포티지 역시 가격이 뛰기 시작한 것을 고려하면, KX7은 그 틈새를 공략하는 대안이 되었을 수도 있다. 물론 중국 생산이라는 심리적 장벽이 있었겠지만, KX7이 쏘렌토와 일부 부품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품질에 대한 불안감은 일정 부분 해소될 여지도 있었다.


중국 전략 모델로 사라진 기회
다시는 오지 않을 선택지
결국 KX7은 중국 현지 판매 저조와 함께 조용히 단종 순서를 밟았다. 이후 기아 측은 중국 시장에서 KX 시리즈를 정리하고, EV 기반 신차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 KX7은 여전히 중고차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가성비 SUV’로 인식되고 있으며, 한국 커뮤니티에서도 종종 회자하는 것을 보면 만듦새가 나쁜 차종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기아 측이 당시에 국내에 KX7을 한정 수량 투입했다면, 중형 SUV 시장의 구도는 조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고급화만이 정답이 아닌 불경기에 합리적인 선택지의 부재가 오히려 소비자 이탈을 부른 시장엔 KX7이 또 하나의 선택지였는지도 모른다. SUV 라인업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이들에게, KX7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상상이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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