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안테나 변천사
예전 라디오 켜면 나왔다
현재의 샤크 안테나는?

예전 자동차 모델들도 그랬지만 특히 최신 자동차에는 절대 없으면 안 되는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평소에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지내다가 없으면 소중함을 깨닫는 부품이다. 바로 안테나다. 예전에는 주로 라디오를 청취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최신 차종은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탑재되며 GPS부터 무선 네트워크까지 담당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안테나, 지금은 어디에 장착되어 있을까?
정답은 뒷유리 바로 위 루프 패널의 한가운데에 장착된다. 상어의 꼬리를 연상케 한다는 뜻에서 샤크 안테나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샤크 안테나는 한동안 세련된 생김새 덕에 구형 차종에 멋을 낼 용도로 장착하기도 했었는데, 현재는 이 안테나가 없으면 최신 차종을 반쪽만 즐길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소중함을 깨닫기 힘들었던 안테나는 어떤 형식으로 변해왔을까?
길게 뽑혀 나오던 막대
세차 중에 나오면 낭패
1990년대, 앞에서 주행하던 차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쇠 막대가 길게 뽑혀 나오는 광경을 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상하게 그 막대는 터널에선 키가 작아지고 터널만 나오면 키가 커지곤 했는데, 그게 바로 초창기 국산차의 안테나다. 한때는 그 안테나가 길게 나오는 것이 멋으로 인식되던 시기도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격세지감이다. 보통 올드카를 복원하면 구현할지 개조할지 가장 고민하는 것도 안테나다.
그런데 이 안테나가 생각보다 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만약 자동세차기에 입고된 상태에서 실수로 라디오를 틀면 낭패를 보기 일쑤였다. 부러져버린 안테나는 라디오 주파수를 수신하기 매우 어려웠고, 수리를 하기 전까지 찌지직거리는 잡음만을 듣거나 아니면 정적 속에서 운전할 때도 있었다. 주로 전면/후면 펜더에 설치되었던 기억이 남는다.
뒷유리에 숨었다
리어 글라스 안테나
길게 뽑혀 나오던 안테나의 시기가 지나, 자동차 제조사는 안테나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숨기기 시작한다. 바로 뒷유리에 안테나를 숨기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바로 리어 글라스 안테나다. 최신 차종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즐길 거리가 많아 자체 라디오를 잘 듣지 않는 운전자가 많지만, 아직도 순정 라디오를 청취할 땐 리어 글라스 안테나를 통해 전파를 수신한다고 한다. 다만 이 기술이 상용화된 초창기에는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 기술이 상용화된 시기에도 자동차는 틴팅이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틴팅은 제대로 시공하지 않으면 뒷유리 열선은 물론이고 글라스 안테나까지 손상되는 때가 종종 있었다고 전해진다. 다만 자동차의 앞유리와 뒷유리는 생산 공정상 후반에 배치되는데, 출고 이후 유리창을 교환한 차 중 일부가 누수 현상이 있는 것을 걱정해 나오지 않는 라디오와 함께 차를 운용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후문이 있다.
영광의 샤크 안테나
GPS 수신의 역할 주로 한다
글라스 안테나의 시기를 지나면 비로소 우리가 알고 있는 샤크 안테나의 시대가 도래한다. 샤크 안테나는 자동차의 공기역학까지 고려한 설계로, 상술한 바와 같이 그 모습이 상어와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만 제조사에서 기본 트림은 조그마한 막대 안테나를 장착하고, 고급 트림엔 샤크 안테나를 장착하는 식의 옵션 장난을 치던 시기도 있었다. 이때 일부 차주는 샤크 안테나 시공 전문점을 찾아 끝내 개조하는 일도 많았다고 전해진다.
샤크 안테나는 그 모습이 유려해 멋으로 장착하기도 했는데, 그마저 최근엔 파노라마 선루프가 공전의 히트를 하며 루프가 모두 검은색일 때가 많아 함께 검은색으로 통일된다. 색상이 어두워져 그 존재감을 과시하지는 못하는 샤크 안테나지만, 한때 스타일의 상징이었고 혁신을 이뤄낸 제품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만약 언젠가 직접 세차를 하는 때가 온다면, 그때쯤 한 번은 묵묵히 할 일 하는 샤크 안테나를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은 어떨까?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email protected]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