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전기차, 니로 EV
최근 EV 라인업에 밀렸다
결국엔 대대적 할인 진행

최근 기아의 전기차 공세가 심상치 않은 수준이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공개된 EV4와 PV5, 거기다가 EV3가 높은 가성비를 자랑하며 판매량에 돛을 달았다. 그런데, 여기 뇌리에서 잊힌 전기차가 있다. 바로 EV3와 구조가 비슷한 니로 EV 모델이다. 니로 EV는 사실 언더바디 구조가 EV3와 거의 비슷한데, EV 라인업의 공세에 말려 영 맥을 못 추는 모양새다. 물론 자동차의 상품성이 언더바디로 판가름 나는 게 아니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기아가 칼을 빼 들었다. 니로 EV의 대대적 할인에 나선 것인데, 니로 EV는 EV 페스타 할인을 통해 200만 원의 할인을 시작으로 2024년 재고분에 250만 원의 할인을 추가로 얹어준다. 니로는 지난 2024년 8월 연식 변경을 단행했는데, 그 이후로는 소식이 없어 2024년 생산 재고분이라 해도 최신의 차종과 다를 바가 없어 신차를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상세히 계산하니 뭔가 이상하다.
보조금 받으면 얼마?
서울특별시 기준으로 보자
결론적으로 보조금을 받은 뒤 실제 구매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우선 니로 EV의 기본 트림인 에어 트림으로 계산하겠다. 유상옵션을 전혀 적용하지 않은 니로 EV 에어의 출고가는 4,855만 원이다. 여기에 재고 할인과 EV 페스타 할인을 빼고 나면 4,405만 원이 된다. 비교 대상인 코나 EV의 시작 출고가는 4,363만 원에 기본 할인 300만 원이 적용되어 4,063만 원이 된다.
서울특별시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확인하면 584만 원으로 확인되는 만큼, 4,664만 원에서 584만 원 보조금을 받은 후 실제 구매자가 부담하는 차량 가격은 4,080만 원이 된다. 비교 대상이 되는 코나 일렉트릭은 589만 원의 보조금이 지급되어 실제 구매 가격이 3,474만 원이 된다. 니로 EV가 코나 일렉트릭보다 월등히 나은 점을 꼽아보려 해도 주행거리 이외에 마땅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디자인은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논하지 않겠다.
자사의 EV3와 비교
팀킬엔 이유가 있었다
그렇다면 상술한 바와 같이 언더바디 등 기본 골격을 일부 공유하는 EV3와 비교하면 어떨까? EV3 역시 기본 트림인 에어로 비교해 보자. EV3 에어 스탠다드 사양에 유상 옵션을 전혀 추가하지 않으면 3,995만 원이 된다. 여기에 재고 할인 50만 원을 제외하면 3,945만 원이 되는데, 여기에 서울특별시 전기차 보조금 528만 원을 제외하면 3,417만 원이 된다. 비교 대상인 EV3, 코나 일렉트릭과 비교해 할인 금액은 가장 높아도 실효성이 없는 것이다.
상술한 비교 모델들은 주행 가능 거리가 니로 EV 대비해서 더 짧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도 않는다. EV3 스탠다드의 주행 가능 거리는 350km로 니로 EV 대비해서 50km가량 차이 난다. 물론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주유소 대비 압도적으로 적기 때문에 크다면 큰 차이지만, 시내에서 돌아다닐 목적으로 타는 차라면 그 장점마저 희미해진다. 그리고 장거리를 많이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면 코나/니로/EV3를 주 구매 대상으로 올리지 않을 확률이 높다.
니로의 상품성 올리려면
가격 인하가 답이다
이처럼 니로 EV는 상품성을 잃고 배다른 동생 격인 EV3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심지어 니로는 내연기관 사양이 혼재하기 때문에 전기차 특유의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기도 무리다. 그렇다면 니로 EV의 상품성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가성비 전략을 취해야 하는 때다. 할인 금액으로만 놓고 보면 비교 차종 중 가장 큰 할인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차량 가격 자체를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산차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니로 EV는 2025년 3월 한 달간 29대를 판매하는 것에 그쳤다. 순위로는 64위에 머물렀는데, 이는 이미 지난 11월 공장에서 단종되어 재고차만 판매하고 있는 63위 르노코리아 SM6의 판매량이 30대인 것을 떠올리면 반성해야 하는 수준이다. 심지어 마니악한 차종으로 분류되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N보다도 10대가 덜 팔렸다. 기아가 만약 니로 EV를 판매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눈 가리고 아웅식의 할인보다 근본적인 가격 인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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