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 매년 반복
봄철엔 더 위험하다
차량용 소화기 의무화

봄 행락철을 맞아 나들이 차량 운행이 증가하는 가운데 차량 화재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봄철은 기온 상승과 장거리 운행, 차량 내 취사 등으로 차량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3년간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의 약 30%가 3~5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북 지역의 차량 화재는 2022년 2,156건, 2023년 2,167건, 2024년 2,075건으로 매년 2천 건을 넘는다. 그중 봄철에만 600건 이상이 발생해 화재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올해도 4월 초 기준 이미 683건이 접수되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최근 한 달 사이에 발생한 사례다.
여전히 무대책 차량 많다
정기검사에서도 사실상 방치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기존 7인승 이상 차량에만 적용되던 소화기 비치 의무를 5인승 이상 차량까지 확대 적용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실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지역 자동차검사소 현장에서도 하루 수십 건의 검사 차량 중 실제로 소화기를 비치한 사례는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검사소 측은 “소화기가 없더라도 검사 통과에는 영향이 없고, 단순히 법 개정 안내만 하고 있다”라고 밝혀 사실상 제도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규정이 지난해 12월 이후 제작 혹은 수입되거나 소유권이 이전된 차량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기존 차량은 소급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 제정 이후에도 도로 위 대부분의 차량은 여전히 소화기 비치 의무에서 제외되어 있는 셈이다.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법적인 강제력 외에도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홍보와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시 초기 대응 핵심
소화기 비치는 필수
지난 2월 대전 서구 둔산동에서는 도로 위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나 차량 전체가 전소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한 대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은 목격자들에게 큰 충격을 남겼다. 인근 차량으로도 불이 번질 뻔했으나 신속한 초동 진화로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처럼 차량 화재는 대부분 순간적인 과열, 전기 배선 합선, 누유 등 사소한 원인에서 비롯되며 한 번 불이 붙으면 빠르게 확산된다. 특히 운행 중 발생한 화재는 탑승자 대피가 늦어질 경우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초기 대응이 피해 규모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소방당국은 차량 화재 초기 진압을 위한 자동차 겸용 소화기 비치를 권장한다. 5인승 차량 기준으로는 0.7kg 이상의 소화기 1개를 갖추는 것이 적정하며,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인증 제품을 선택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운전자 스스로 안전 의식을 갖고 차량 내 소화기를 설치하는 문화 조성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봄 나들이에 나서기 전, 차량용 소화기 비치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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