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 야심작 ‘XM’
결국 처참한 근황 전해
이유 조목조목 짚어보니
BMW 고성능 디비전 ‘M’은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슬로건에 충실한 행보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해 왔다. 강력한 성능은 물론 프로 레이서 수준의 실력을 갖지 않은 일반인들도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주행 세팅이 M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드십 슈퍼카 M1에서 출발한 M은 현재 쿠페는 물론 세단, SUV 등 폭 넓은 라인업에서 경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M1 이후 한동안 M 전용 모델이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있었다. 나머지 M 라인업은 모두 3시리즈, X5 등 일반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BMW는 지난 2022년 두 번째 M 전용 모델인 XM을 선보였는데, 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판매 실적도 처참해 결국 후속 없이 단종까지 예정된 상황. 야심차게 내놓은 XM이 BMW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M 전용 모델이 대형 SUV?
2.7톤 넘는 몸무게도 치명적
XM은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논란의 중심이 됐다. 전통적으로 M 모델은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나 서킷에 어울리는 스포츠 쿠페, 세단이 주를 이뤄왔다. 하지만, XM은 이와 대조되는 요소들을 한데 모은 존재였다. 전장 5.1m, 전폭 2m가 넘는 대형 SUV로 포지셔닝 돼 운전 재미와 이미 거리가 멀었고, 과시용 럭셔리 SUV에 가까웠다.
안 그래도 육중한 덩치로 몸무게가 걱정되는 판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PHEV)을 탑재한 점도 지적됐다. 합산 총출력 653마력의 강력한 힘을 내지만, 2.7톤에 달하는 공차 중량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일반 M 모델을 이렇게 구성해도 비판이 쏟아졌을 테지만, XM은 M1의 정신적 후속작이자 역사상 두 번째 M 전용 모델이었다. BMW에 날선 비판이 쏟아지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막상 가장 빠르지도 않아
“코너에서 뒤뚱거리더라”
친환경 트렌드와 고출력을 충족시키고자 PHEV를 선택했지만, 정작 가속 성능은 브랜드 최상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PHEV가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가 적용된 X5 M의 경우 최고 출력 625마력, 최대 토크 76.5kgf.m로 0~100km/h 가속을 3.9초 만에 끝낸다. XM은 기본형 기준 합산 총출력 653마력, 81.6kgf.m로 더욱 강력하지만, 0~100km/h 가속 시간은 4.3초에 끊는다.
아무리 섀시 세팅에 능한 BMW라지만 2.7톤의 중량에서 오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해외 자동차 매체들의 평가를 살펴보면 코너에서 여기저기 기울기 일쑤였다고. 디자인이라도 날렵했다면 모를까 과도한 크기의 키드니 그릴부터 이미 호불호가 크게 갈렸으며, 그간 M이 쌓아온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둔탁한 비율도 XM의 실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나름 장점도 있다 하지만
결국 후속 내놓지 않기로
가격 역시 XM의 메리트를 떨어트리는 요소였다. 국내 기준 2억 2,19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앞서 잠시 비교 대상으로 언급했던 X5 M(1억 9,170만 원)보다 3천만 원 이상 비싸다. 미국에서는 그 격차가 약 6천만 원 수준으로 훨씬 컸다고. 본고장인 독일은 물론 대부분의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 부진에 시달렸으며, 눈물을 머금고 수천만 원의 할인을 앞세워 재고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결국 BMW는 XM의 모델 수명이 다하는 2028년 후속 모델 없이 단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XM 자체가 나쁜 차라고 보기는 어렵다. 좋은 면을 살펴보면 고성능과 함께 다양한 편의 사양, 고급스러운 실내 소재 및 디자인을 모두 갖춰 패밀리카로도 손색 없다. 하지만, BMW가 M의 정통성과 팬들의 기대치를 진지하게 고려했다면 이러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을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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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원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