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무너진 580km
아이오닉 6 주행거리 논란
장거리 테스트서 무너져

현대차 아이오닉 6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580km라는 인상적인 주행 가능 거리를 인증받았지만, 실제 장거리 주행에서는 이 수치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력 자동차 매체 모터트렌드는 최근 아이오닉 6 SE 롱 레인지 후륜구동(RWD) 모델을 시애틀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약 1,930km에 달하는 장거리 주행 시험을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다양한 환경 요인과 조건 변화로 인해 실주행 거리가 EPA 인증 수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실주행 결과는 충격
인증 거리 한참 못 미쳐
모터트렌드 취재팀은 시애틀에서 출발해 포틀랜드를 지나 로스앤젤레스까지 내려가는 동안 총 7회의 충전을 거쳤다. 특히 오리건주 이레카에서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까지의 구간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당시 완충 상태에서 차량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주행 가능 거리는 301마일(약 484km)이었으나, 실제 주행 후 거리계는 216.2마일(약 348km)에 불과했다. 약 136km가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취재팀은 주행거리 손실의 주요 원인으로 고도 변화, 낮은 기온, 습도 등 환경적인 요소를 지목했다. 특히 아이오닉 6는 차량을 주차해 두는 동안에도 하루 평균 20마일(약 32km)씩 주행 가능 거리가 감소하는 배터리 드레인 현상을 보였다. 이는 전기차 특유의 약점으로, 장거리 이동 시 추가적인 에너지 손실을 야기하는 치명적인 문제다.
아이오닉 6의 장거리 성능 자체는 기본적으로 무난했지만, 고속도로 위주 주행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소모되는 배터리 용량은 불안을 자아냈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자들이 인증 수치만을 믿고 구매 결정을 내리기에는 위험 요소가 많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특히 긴 거리 이동이 잦은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민감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고속 충전과 충전비
장점과 단점 뚜렷해
다만 아이오닉 6가 장거리 이동 중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점도 있다. 해외 매체의 취재팀은 아이오닉 6의 고속 충전 성능을 높이 평가했다. 800V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충전 시스템 덕분에 1,0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925분에 불과했으며, 100% 완충에도 45~50분이 소요됐다. 이는 동급 경쟁 모델 대비 상당히 우수한 수치로, 장거리 이동 중 충전 스트레스를 크게 줄여주는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문제는 충전비였다. 시애틀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이동하는 동안 총 7회의 충전을 거쳤고, 이에 따른 비용은 180.60달러(약 24만 9,000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구간을 주행할 경우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이 단 한 번의 주유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거리임을 감안할 때, 경제성 측면에서 뼈아픈 결과다. 전기차는 유지비가 싸다는 통념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해당 매체는 이번 실험을 통해 아이오닉 6의 주행거리 인증 수치와 실제 주행 사이에 존재하는 뚜렷한 괴리를 지적했다. 향후 도심과 고속도로 혼합 주행 환경에서도 추가 테스트를 진행해 보다 현실적인 평가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6가 진정한 장거리 주행 전기차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인증 수치 이상의 실질적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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