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보다 더 저렴한
쉐보레 르노 KGM 중고차
정말 구매해도 문제 없을까?

요즘 나오는 신차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중고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중고차 역시 생각보다 간단한 선택이 아니다. 가격대는 물론 브랜드, 차종, 트림 등 따져야 할 요소가 많고, 결정 이후에도 실제 차량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처음부터 매물을 찾아야 한다. 결국 중고차도 결코 쉬운 소비는 아니다.
이 가운데 국산 중고차 중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접근 가능한 르노코리아, KGM(구 쌍용자동차), 쉐보레, 일명 ‘르쌍쉐’ 브랜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르쌍쉐 중고차는 사면 안 된다”는 말도 많다. 과연 진짜 그럴까?
르노 쌍용 쉐보레 중고차
가격 저렴한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수요 차이다. 자동차 가격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신차 시장 점유율을 보면, 현대차그룹(현대, 기아, 제네시스)이 국내 시장에서 9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KGM, 쉐보레의 합산 점유율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넘지 못할 정도다. 이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 차량은 많이 유통되고 수요도 꾸준한 반면, 르쌍쉐는 수요 자체가 적어 가격이 자연히 낮게 형성된다.
두 번째는 편의사양의 차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래전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편의사양 경쟁력을 갖춰왔고, 5~10년 전 차량도 기본적인 사양이 잘 갖춰진 경우가 많다. 반면 르쌍쉐는 최근 몇 년 사이 상품성이 개선되었지만, 과거 모델의 경우 동급 현대차그룹 모델 대비 편의사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정비 인프라다. 현대차그룹은 전국 어디서든 정비가 용이한 반면, 르쌍쉐는 소형 거점이나 군 단위 지역에서는 서비스센터가 없는 경우도 있다. 부품 수급도 상대적으로 느리며, 일부 모델은 정비 비용이 더 높게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저렴한 가격은 확실히 매력적
정말 구매해도 문제는 없을까?
르쌍쉐 중고차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고차는 본질적으로 ‘차량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브랜드보다 개별 차량의 관리 이력이 훨씬 더 영향을 미친다. 현대차그룹 차량이라고 모두 좋은 것도 아니고, 르쌍쉐라고 모두 나쁜 것도 아니다.
잘 관리된 르쌍쉐 중고차는 같은 연식·급의 현대차그룹 차량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만족도 높은 소비가 가능하다. 필자의 지인도 소형 SUV를 1,000만 원대에 찾다가 상태 좋은 티볼리를 구매했고, 3년째 큰 문제 없이 잘 운용 중이다. 정비 편의성은 다소 아쉽지만, 수입차보다는 훨씬 수월한 수준이다.
다만 한 가지는 명심해야 한다. 편의사양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 ‘이건 당연히 있겠지’ 싶은 사양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감수할 수 있어야 르쌍쉐 중고차를 현명하게 구매할 수 있다.
르노 쌍용 쉐보레 중고차
무엇을 사는 것이 좋을까?
르노코리아 중고차 중에서는 SM6가 가장 눈에 띄는 선택지다. 토션빔 서스펜션 논란으로 신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도 많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가격이 크게 감가되어 오히려 가성비가 매우 높다. 특히 페이스리프트 이후 출시된 비교적 최신 모델은 풀옵션 기준으로도 같은 연식의 쏘나타 기본형보다 수백만 원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어 실속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만약 토션빔 구조가 불편하다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지만 구성은 괜찮은 SM5 클래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중형 이상의 대형 세단을 찾는다면, 여전히 SM7도 중고 시장에서 나름대로의 매력을 갖춘 모델이다.
KGM(구 쌍용차)의 경우 추천이 조심스러운 편이다. 전체적으로 감가율은 크지만, 상품성과 중고차 시장 내 수요가 낮아 가성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렉스턴은 팰리세이드에 밀려 중고 가격이 많이 내려간 편이라 대형 SUV를 저렴하게 경험해보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또한 최근 출시된 토레스는 디자인과 상품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KGM 차량 중에서는 가장 추천할 만한 모델로 꼽힌다. 한편 쌍용의 과거 플래그십 세단이었던 체어맨은 감가가 크지만, 현재 기준으로는 비슷한 가격대의 에쿠스 후반기형 모델이 상품성과 정비 편의성에서 더 우위에 있어 체어맨보다는 에쿠스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쉐보레는 르쌍쉐 세 브랜드 중 중고차로 가장 추천할 만한 브랜드다. 먼저 경차인 스파크는 내구성과 연비가 뛰어나며, 유지비도 저렴해 입문용 차량으로 적합하다. 준중형 세단인 크루즈와 중형차인 말리부는 주행 성능과 고속 안정성이 우수해 실용성이 높고, SUV 라인업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래버스도 공간 활용성 면에서 우수해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잘 맞는다. 여기에 올란도처럼 단종되었지만 여전히 쓸 만한 미니밴도 중고차 시장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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