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성비로 두각을 드러낸 중국
저렴한 가격 형성 가능한 이유?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짝퉁차’, ‘저품질’ 이미지로 해외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던 중국차는, 이제 기술력과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BYD는 2024년 한국 시장에 진출해 아토 3를 출시했으며, 보조금 적용 시 2,000만 원대 후반에 구매가 가능한 실질적 ‘가성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긴다. 도대체 중국 전기차는 왜 이렇게 저렴할까? 동급 국산차나 수입차에 비해 가격이 눈에 띄게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구조적 장점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숨어 있다.
정부의 강력한 지원
싸게 팔아도 남는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왔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글로벌 무대에서 뒤처졌지만, 전기차만큼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 아래 제조사들에게 직접적인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연구개발 비용 보조는 물론, 완성차 판매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하며, 기업은 이러한 지원 덕분에 낮은 가격에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오랜 기간 자국 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합작 법인 제도’를 운영해왔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에서 사업을 전개하려면 반드시 현지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외국 기업의 기술이 자연스럽게 중국 기업으로 이전됐고, 이러한 기술력은 이후 자국 브랜드의 전기차 개발에 적극 활용되며 개발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인건비가 낮고
대량 생산이 유리한 구조
중국은 전통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분류되며, 이는 전기차 생산비 절감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인구가 많아 생산 인력 확보가 용이하고,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지 않더라도 인건비 부담이 낮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글로벌 브랜드들도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거나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현대차가 중국에서 생산한 쏘나타 택시 모델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한 사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중국산 부품과 생산라인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제조환경이 노동자의 처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구조적 비용 절감에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배터리 원자재의
‘내재화’ 역시 강점
전기차에서 가장 비용이 높은 구성 요소는 바로 배터리다. 배터리의 원가는 전체 차량 가격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며, 이는 결국 전기차 가격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된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광물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주요 자원의 자급률이 높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은 아프리카, 남미 등 자원 부국의 광산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원자재 공급망을 선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원자재 가격을 주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곧 전기차 제조원가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중국 전기차가 저렴한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싸게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과감한 보조금 정책, 낮은 인건비, 대규모 생산 시스템, 배터리 원자재 내재화까지—이 모든 요소가 맞물리면서 경쟁 모델 대비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만, 이러한 저가 공세는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점점 고급화되는 디자인, 안정적인 성능, 향상된 품질도 함께 따라오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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