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아쉬운 기아 K9
G80보다 좋은 점도 있다
장점 몇 가지 꼽아보니
국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 갈수록 상품성이 고급스러워지며 프리미엄 수입차와도 맞붙을 경지에 다다랐다. 가격도 이들과 어느 정도 겹치는 수준이 됐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부품 수급의 수월함, 짧은 수리 기간 등 관리의 편의성 등을 이유로 수입차 대신 제네시스로 눈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여전히 제네시스 차량의 가성비가 유효하다는 의미가 되는데, 사실 국산차 중에선 이를 압도하는 가성비의 고급 세단이 존재한다. 바로 기아 K9이다. 당장 단종시켜도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존재감을 보이지만, 나름 G80 대비 장점도 있다고. 비인기 차종이라는 점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충분히 실속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휠베이스 95mm 길어
시작 가격은 더 저렴해
우선 대형 세단 시장에서 덩치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K9은 G80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전장 5,140mm, 전폭 1,915mm, 전고 1,490mm, 휠베이스 3,105mm의 크기로 G80보다 135mm 길고 25mm 높으며 10mm 좁다. 특히 2열 공간에 큰 영향을 주는 휠베이스는 95mm 길어 유의미한 격차를 벌리고 있다.
가격은 가장 저렴한 3.8L 가솔린 플래티넘 트림 기준 5,871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G80(2.5L 가솔린 터보 기준 5,899만 원) 대비 소폭 낮다. 한 마디로 더 큰 차체 크기를 가졌음에도 가격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셈이다. 아울러 기본 편의, 안전 사양도 K9이 더 풍성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K9에선 기본 사양인데..
G80는 200만 원 더 써야
K9의 전방 충돌 방지 보조 기능에는 회피 조향 보조는 물론 교차 차량, 측방 접근차, 추월 시 대향차 감지도 기본 포함돼 있다. G80의 경우 200만 원 상당의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2 옵션을 적용하거나 최상위 트림인 G80 블랙을 선택해야 해당 기능들이 적용된다. 대형 세단에서 빠지면 아쉬운 전자 제어 서스펜션의 경우 K9은 플래티넘 베스트 셀렉션 1 기준 99만 원이면 추가할 수 있으나 G80는 110만 원을 내야 한다.
아울러 K9은 오너드리븐 성향이 짙은 G80와 달리 쇼퍼드리븐에 좀 더 초점을 둔 모델이다. 그래서 전자 제어 서스펜션의 세팅이 보다 안락한 편이며, 진동과 소음 차단 등 정숙성 측면에서도 소폭 우위를 보인다고. 특히 G80에는 없는 3.8L V6 자연흡기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를 잘 드러낸다. 고성능과는 거리가 있지만, 터보 엔진보다 일정하고 안정적인 가속감은 쇼퍼드리븐에 잘 어울리는 특성이다.
흔한 차 싫다면 좋은 선택
신차 살 기회 얼마 안 남아
남들과 똑같은 것, 흔한 걸 싫어한다면 K9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G80는 올해 1~4월 1만 4천 대 이상 팔려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K9은 같은 기간 660대 판매됐다. 비교 자체가 민망한 수준이나 K9의 저조한 판매량은 상품성 문제가 아닌 ‘기아’ 브랜드가 원인인 만큼, 실속을 따진다면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편, 기아는 K9의 후속을 준비하지 않고 현행 모델의 수명이 다하는 대로 단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8년 2세대 모델 출시 후 벌써 7년이 지난 만큼 앞으로 해당 모델을 살 수 있는 날은 얼마 남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굳이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내실 좋은 차를 타며 만족감을 느끼고 싶다면 제네시스 G80 대신 K9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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