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스포티지 투싼과 격돌
준중형 SUV인 C5 에어크로스
최근 신형 모델 공개 나섰다
투싼, 스포티지 등이 대표 준중형 SUV로 군림했던 한국 시장에서 한때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냈던 프랑스 브랜드가 있었다. 바로 시트로엥이다. 프랑스 자동차답게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했던 이 브랜드는, 같은 그룹 내 푸조와 비교해도 훨씬 더 파격적인 스타일을 자랑했다. 푸조가 얌전해 보일 정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시트로엥은 디자인에서 강한 개성을 앞세운 브랜드였다.
시트로엥의 준중 SUV인 C5 에어크로스는 국내 시장에서도 잠시 판매된 바 있는 모델이다. 이 차량의 신형 모델이 지난 4월 유럽에서 공개됐으며, 파격적인 디자인과 함께 체급까지 한층 커진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철수로 인해 국내 출시 계획은 없지만, 그 변화폭만큼은 눈여겨볼 만하다.
신형 C5 에어크로스의 차체 크기는 전장 4,652mm, 전폭 1,970mm, 전고 1,650mm, 휠베이스 2,784mm로 대폭 확대됐다. 전장은 기존보다 150mm, 전폭은 130mm 더 커졌으며, 국내에서 판매 중인 스포티지, 투싼 롱바디 모델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한다. 사실상 중형 SUV에 가까운 준중형 모델이 된 셈이다.
이처럼 체급을 키운 것은 공간 활용성과 상품성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변화로, 향후 스텔란티스 그룹의 다른 모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사점이 있다.
콘셉트카 같은 외관
실내는 직선 중심으로 설계
디자인은 한층 더 실험적으로 변화했다. 전면부는 슬림한 헤드램프와 픽셀 램프가 적용됐고, 범퍼 디자인은 마치 전기차처럼 그릴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구조로 다듬어졌다. 후면은 박스형에 가까운 실루엣을 갖추며 MPV의 감성을 담았고, 가느다란 선 형태의 테일램프가 시선을 끈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직선을 중심으로 디자인됐다. 센터페시아에는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고, 간결한 구성 속에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프랑스차 특유의 감성적인 설계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전 라인업 전동화 모델로 구성
마일드 하이브리드부터 PHEV까지
신형 C5 에어크로스는 전 라인업이 전동화 모델로 구성됐다. 1.2리터 3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기본 모델은 134마력을 발휘한다. 이는 푸조 308에 적용된 동일 파워트레인과 같다. 연비와 효율을 모두 잡은 실용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1.6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21kWh 용량의 배터리를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193마력을 낸다. 전기 모터만으로도 WLTP 기준 최대 85km 주행이 가능하며, 도심 주행에서 충분한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전기차 모델은 스탠다드와 롱레인지 두 가지로 출시된다. 스탠다드 모델은 73kWh 배터리를 탑재해 207마력의 출력을 발휘하며, WLTP 기준 520km의 주행거리를 갖는다. 롱레인지 모델은 227마력의 출력을 내고, 97kWh 배터리로 679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충전 속도도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최대 160kW급 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3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유럽 기준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전기 SUV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한국 시장은 미출시
푸조 3008이 대신 투입
신형 C5 에어크로스는 국내 출시가 불가능하다. 시트로엥은 2022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대신 같은 스텔란티스 계열 브랜드인 푸조가 2023년 공개한 신형 3008 모델을 한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C5 에어크로스와는 달리, 3008은 쿠페형 SUV 형태로 디자인됐으며, 체급도 다소 작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C5 에어크로스와 동일하다. 1.2 마일드 하이브리드, 1.6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모델이 동일한 스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에는 먼저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C5 에어크로스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시트로엥의 철수는 아쉽지만, 이번 신형 C5 에어크로스는 브랜드의 디자인 정체성과 기술적 진보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다. 독창적 외관과 실용적 전동화 구성, 경쟁력 있는 사이즈까지 모두 갖춘 모델로, 프랑스차 특유의 감성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존재다. 국내 출시가 어려운 만큼, 해외에서라도 주목해볼 가치가 충분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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