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성장 이뤄낸 국산차
유럽, 미국에서도 당당히 경쟁
여전히 아쉬운 점도 있다고?
과거 해외에서 국산차 대접이 어땠는지 떠올려 보자. 1990년대까지만 해도 탑기어 등 해외 유명 TV 프로그램에서는 “바퀴 달린 냉장고” 등으로 조롱받기 일쑤였고 지금의 중국차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었다. 하지만 현재는 신흥국 시장은 물론 자동차 산업의 본고장인 유럽, 미국 등지에서도 현지 업체들과 당당하게 경쟁하며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유명 자동차 매체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자동차’ 상을 국산차가 받았다는 소식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질 정도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국산차 업체는 사실상 현대차, 기아 등 두 곳이다. 이들 차량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 판매 성과를 꾸준히 올리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은 약 10%에 달할 정도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 의미 있는 수치지만 아직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다고. 현지에서는 대중차 브랜드 중 최강인 토요타, 혼다, 포드 등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갖고 싶은 차’는 아니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아직 국산차 경쟁력에 있어 어떤 부분들이 부족하길래 이 같은 평가가 나오는 것일까?
한국과 다른 ‘차 고르는 기준’
옵션, 가성비는 최우선 아니야
사실 현대차와 기아 차량은 미국에서 디자인, 가성비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괜히 점유율 10% 안팎을 차지한 게 아니다. 실제로 현대 기아 신차가 나올 때마다 “일본 업체들은 뭐 하냐”, “디자인 하나는 한국차가 세련됐다”와 같은 감탄이 쏟아지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동급의 일본, 미국 경쟁 모델들에 비해 푸짐한 편의 사양도 두드러지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들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는 데에는 한국과 미국 시장의 차이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국내에서 잘 팔리는 차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적당한 가격, 차급 대비 풍족한 옵션과 첨단 사양,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신속한 부품 수급과 서비스망도 필수적이다. 반면, 미국 소비자들은 크게 ‘신뢰성’과 ‘브랜드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가격이 합리적이거나 편의 사양이 많고 파워트레인 스펙이 뛰어난 걸로는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기한 서비스 인프라의 경우 국가를 불문하고 요구되는 사항이지만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는 AS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이다.
“누굴 위한 자동차인지 모르겠다”
제한적인 라인업도 풀어나갈 과제
아울러 미국 소비자들은 해당 브랜드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어떤 역사를 써 왔는지, 어떤 방향을 고집해 왔는지를 평가한다. 토요타, 혼다, 포드 등의 브랜드들은 수십 년에서 1세기에 걸쳐 쌓아 온 신뢰를 기반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는 비교적 역사가 짧으며, 아직 제대로 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쉽게 말해 “누굴 위한 차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사실상 신생 브랜드로, 고급차 시장에서 중요한 헤리티지 측면에서 후발 주자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주류 업체들에 비해 제한적인 라인업도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이유로 지적된다. 미국에서는 픽업트럭의 인기가 상당하다. 비록 현대차가 북미 전략 모델로 투싼 기반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판매 중이지만 광활한 픽업트럭 라인업을 채우기엔 무리다. 그나마 해당 모델은 소형 체급으로, 중형~풀사이즈 픽업트럭의 인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성과를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다. SUV 시장에서 투싼, 텔루라이드 등 일부 모델이 인기를 끌긴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선호도가 높은 풀사이즈 SUV, 럭셔리 SUV 라인업의 부재는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가파른 중고 감가도 치명적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중고차 잔존 가치를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높은 감가율은 치명적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국산차 브랜드의 약점들은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웬만큼 연식이 지나도 일정 수준의 가치를 유지하는 일본 대중차들과 비교했을 때 더 가파른 감가상각을 보인다고. 상품 경쟁력과 가성비에 치중한 나머지 정체성 확립과 스토리 텔링에는 소홀했고, 현지 소비자들을 설득하지 못한 결과가 이 같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만약 중국차가 저랬더라면 인지도를 얻기 더욱 힘들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미국에 비해 자동차 산업 형성이 늦었다는 점, 경제적으로 열악한 여건에서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국산차 경쟁력은 실로 놀라운 수준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와 확실히 다른 소비 특성을 보여주는 미국에서 아직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이상 일본 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일 수는 있을지언정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는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한 가치가 무엇인지 확립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댓글2
초가
중국 기레기냐,
빌어먹을 기레기... 일부로 초치네 중국기레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