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인도에서 승부 건다
14억 기회의 땅, 인도 시장에
K-가전 점령 작전 가동

국내 가전업계가 글로벌 시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인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세계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 시장는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생산 거점을 확장하며 본격적인 시장 장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인도 최대 규모의 생산 시설인 노이다 공장에서 스마트폰과 생활가전을 생산하고 있으며, 첸나이 공장에서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제조하고 있다. 1995년 인도에 첫발을 디딘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온 삼성전자는 현재 연구개발(R&D)센터와 반도체 연구소까지 운영하며 현지 인력 1만 8,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 전략은 뚜렷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매출은 17조 4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순이익은 1조 484억 원으로 22% 급증했다.
LG전자도 인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노이다와 푸네 공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을 생산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특히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지역에 신규 생산시설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LG전자 인도법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4.8% 증가한 3조 7,910억 원을 기록했고, 순이익 역시 43.5% 급등한 3,318억 원으로 집계됐다. 프리미엄 가전 수요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왜 하필이면 인도 시장인가?
탈중국이 불러온 새로운 기회
인도는 단순한 대체 시장이 아니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생산기지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인도 가전 시장은 2019년 110억 달러(약 15조 8,000억 원)에서 2024년 210억 달러(약 30조 1,600억 원)까지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중산층 확대와 도시화 가속, 소비 트렌드 변화가 맞물리면서 대형 가전과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인도 시장을 선점하려는 이유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중국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핵심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인도 정부 역시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을 통해 외국 기업들의 현지 생산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인도 내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인도는 한국 가전업체들에게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현지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K가전의 영향력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과 LG가 인도를 새로운 전진기지로 삼고 총력전에 나섰다. 인도 시장을 장악하는 자가 글로벌 가전업계의 승자가 될 것이란 점은 이제 명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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