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 대격변
앞으로 월세 시대 본격화
월세에 추월 당한 전세 시장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한때 주류였던 전세 거래가 점점 밀려나고, 이제는 월세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계약 건수는 1만 6,570건으로, 전세 계약 건수 1만 5,865건을 넘어섰다. 월세 비중이 51.1%를 차지하며 전세(48.9%)를 앞지른 것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세가 주류를 이루던 시장이 이제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역별로 보면, 월세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곳은 송파구로 1,567건이 체결됐다. 이어 강남구 1,234건, 서초구 1,098건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 3구’에서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600만 원, 보증금 10억 원에 월세 400만 원 등 고액 월세 계약도 잇따랐다. 반면 도봉구(145건), 강북구(156건), 종로구(189건) 등은 상대적으로 거래가 적었다.
서울 부동산 월세화 가속
가장 큰 요인 역시 고금리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증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가장 큰 요인은 ‘고금리’다. 대출 이자가 치솟으면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거주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 차라리 전세 대출을 포기하고 월세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의 전세대출 규제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 전세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로 전환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전세 시장은 점차 위축되고, 월세 거래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교육 환경도 주요 요인이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신학기를 맞아 학군 수요가 늘어나면서 월세 수요가 급증했다. 명문 학군 주변 아파트들은 전세보다 월세가 더 활발하게 거래되며, 학부모들의 주거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종말 맞는 전세 시대
이제 월세 시대 도래한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단기간 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전세 시장의 회복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출이 어렵고, 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월세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전세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임차인들에게는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세 계약이 만료된 세입자들은 높은 전세금과 대출 규제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젊은 층과 저소득층에게는 월세 부담이 더욱 크며, 가계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월세가 삶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라고 보고 있다. 공급 부족, 금리 문제, 금융 규제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월세 시장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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