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필로스호텔
2022년에 경영난으로 폐업
수익성 문제로 재개발 난항

한때 포항을 대표하는 특급 호텔로 명성을 떨쳤던 ‘필로스 호텔’. 폐업 이후 장기간 방치되며 도시 미관은 물론 안전 문제까지 유발하고 있어 지역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필로스호텔은 1992년 객실 수 105실을 갖추고 특2급의 ‘시그너스 호텔’로 처음 개관했다. 이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05년 5월 경매를 통해 66억 원에 낙찰돼 그랜드M으로 이름을 변경했지만, 경영난을 겪으며 2007년 7월 최종 부도 처리됐다.
필로스 호텔로 변경된 것은 2008년 버티비전이 인수하면서부터다. 버티비전은 그랜드M을 인수 후 1년의 전면 재단장 공사를 통해 2009년 5성급 특급 호텔로 재단장했다.

수요 분산과 팬데믹으로 경영난
30년만에 폐업 수순 밟아
필로스호텔의 개장으로 비교적 숙박 시설이 적던 포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특히 체류형 관광이 가능해지면서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이후 포항 바닷가에 호텔뿐만 아니라 펜션 등 여러 형태의 숙박업소들이 들어서면서 숙박 수요가 분산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포항에 관광객의 발걸음 자체가 줄어들면서 경영난이 닥쳤다. 설상가상으로 시설의 노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호텔의 개·보수가 되지 않으면서 사우나에 이어 카페 등 호텔 내 편의시설도 폐업을 면치 못했다.
이 호텔은 2021년 9월 서울의 모 자산 신탁회사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이후 숙박 부분만 운영해 오다 2022년 말 결국 폐업 절차를 밟았다. 한때 포항을 대표하는 고급 호텔로서 지역 주요 인사와 단체의 대규모 모임을 전담하는 등 호황기를 맞았던 필로스호텔은 약 3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재개발 승인 후 난항 겪어
철거 일정 무기한 연기돼
이후 2023년에는 주상복합 주택 건설이 승인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지방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는 등의 경제적 여건과 수익성 문제로 인해 사업 추진이 잠정 연기되었다. 이에 장기 미철거 상태인 호텔 건물이 문제로 떠올랐다.
폐업 이후인 2024년 진행된 점검에서 건물 균열과 누수 등 다수의 결함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지하 주차장 벽체와 바닥은 온도 변화와 장기 하중으로 인해 심각한 균열이 발생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포항시는 안전을 고려해 신속한 철거를 촉구하며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의 조처를 했지만, 애초 2023년 상반기로 계획됐던 철거 일정은 계속해서 미뤄지는 중이다. 이에 따라 한때 지역 경제를 책임졌던 필로스호텔이 치안 악화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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