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ICCU 문제
EV4부터는 개선되었다는 발표
하지만 차주로선 믿을 수 없다

현대차 전기차 결함 논란이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야심 차게 준비한 E-GMP 플랫폼엔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ICCU 문제다. 이 문제는 한번 수리했다고 끝이 아니라 계속 문제가 생길 수 있을뿐더러, 주행 중 예고 없이 주행 불능 상태에 빠져 시간적인 손해까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ICCU가 고장 난 차주들의 증언에 의하면 공통으로 ‘퍽’하는 소리와 함께 계기판에 경고등이 출력되며 동력을 상실해 운전자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문제로 제기되었다.
그런 와중, EV4를 통해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ICCU의 개선품이 탑재되었다는 소식이다. 발표에 의하면, 기존 ICCU와 제조사부터 다르고 문제가 되었던 부분을 전부 손봤다고 한다. 사실 이 개선품의 존재는 EV3에서 먼저 알려졌는데, EV3에서 발견된 단발성 문제도 추가 개선해 이론적으로는 완벽한 ICCU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현대차그룹 전기차 차주 사이에선 ICCU 개선품에 관한 언급이 자주 있었다. 그리고 개선품으로 교환받았다는 차주도 다시 문제가 생긴 때도 있었다.
400V 시스템 개선되었길
주행 중 동력 상실하는 800V
우선 이번 ICCU는 확실한 개선이 있길 기도해야 하겠다. 물론 공개적으로 ‘개선형’이라고 발표된 EV4는 400V 시스템이라 800V 시스템과는 또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실제 전기차와 관련한 많은 커뮤니티를 확인한 결과, 400V 시스템이 탑재된 차종은 ICCU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증상 자체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이오닉 5 또는 EV6 등에 적용되는 800V 시스템은 동력이 서서히 줄어 계기판에 거북이가 출력되면 시속 20km 내외로만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400V 시스템 차종은 ICCU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행 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까진 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증상은, 완속 충전이 되지 않고 고속 충전만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현재 내연기관을 운용하는 차주라면 무슨 차이일까 싶을 수 있지만, 이는 중요한 문제다. 바로 내가 움직이는 곳에 설치된 충전기에 따라 충전할 수 없어질 가능성 때문이다.
특정 증상에만 무상 수리
결국 공피치 못 이기고 생산 중단
차주의 안전과 시간이 걸린 문제라 민감한 주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론 첫술에 배부를 수가 없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이제 막 완벽히 해결했다는 말이 나오는 와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A/S 정책은 비판의 쟁점 위에 섰는데, 같은 ICCU 문제여도 특정 증상에만 보증과 관계없는 무상 수리가 가능하고, 그 증상이 아니면 같은 문제임에도 유상 수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로선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왜 나는 유상이야? 라며 불공정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많은 차주가 제기하는 다른 문제가 있다면, ICCU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800V 버전 E-GMP 플랫폼 사용 신차가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9도 800V 기반 E-GMP 사용 차종이며, EV9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EV6와 아이오닉 5는 페이스리프트까지 진행했는데, 최근 아이오닉 5는 공피치(조립 차량 없이 빈 컨베이어벨트 상태)를 이기지 못하고 생산이 또 일시 중단되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 정도면 일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차종 자체의 문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몇천만 원짜리 뽑기가 어딨나
제발 이번엔 뿌리 뽑을 수 있길
일각에서는 “저는 문제없이 잘 탔는데요?”라는 의견도 종종 나온다. 당연하게도 출고된 E-GMP 물량이 전부 ICCU 문제가 있는 거라면 애초에 시장에 양산형으로 출시하면 안 되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일부 터지지 않는 환경 또는 개체가 있을 수 있긴 해도, 그렇게 되면 몇천만 원짜리 뽑기라는 말도 부정할 수 없게 된다. 이번에 다시 불거진 아이오닉 5의 생산 일시 중단 너머엔 그간 ‘일부’의 문제로 치부되던 ICCU가 제대로 수중 위에 나온 결과라고 할 수 있겠다.
소비자로선 더 비싼 값을 내고 더 많은 리스크를 감당할 이유가 없다. 현대차그룹이 무조건 전기차를 이상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실제 E-GMP가 탑재된 아이오닉 5N은 그 성능과 내연기관 구현 실력이 입증되어 해외 매체에서도 인정받는 차종이다. 아이오닉 5N도 ICCU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ICCU 문제는 성능으로 호평받는 것과 별개로 보는 것이 맞다는 시선이다. 과연 현대차그룹은 ICCU 문제를 이번에야말로 뿌리를 뽑을 수 있을까? 부디 그랬기를, 또는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email protected]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