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시원한 판결.. 아내 살해 후 사고 위장, 이런 최후 맞았습니다

기절한 아내 태우고
일부러 옹벽에 ‘쾅’
재판 결과 공개됐다

지난해 3월, 인적이 드문 새벽 육군 부사관 A씨의 자동차가 옹벽을 향해 돌진했다. 빠른 속도로 벽을 들이받은 차량은 반파되어 A씨가 크게 다쳤고, 조수석에 타 있던 아내는 숨졌다.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되는 듯했지만 경찰은 수상한 점을 느껴 수사를 진행했다. 결국 A씨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고 지난 7월 31일, 대법원 1부는 살인 및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등 위반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5년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살인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살아 있었지만
보험금 타 내려 안간힘

범행 전, 육군 부사관 A씨는 아내와 언쟁을 벌이다가 홧김에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고 시도했다. 아내는 의식을 잃었고, 사망한 것으로 착각한 A씨는 아내를 차에 태우고 집을 나섰다. 이어 인근 도로의 옹벽을 들이받았다. 아내는 사고 직전까지 단지 기절한 상태일 뿐이었다.

아내와 말다툼을 벌인 건 바로 부채 때문이었다. 3억 원에 가까운 빚이 있었던 A씨는 범행을 저지른 후 단순 과실로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위장했다. 이후 치료비 명목으로 3,200만 원의 보험금을 타 냈고, 아내의 사망보험금 명목으로 4억 7천여만 원을 받아내려다 미수에 그친 것이다.

재판부는 입 모아 35년
가해자 “너무 부당하다”

1심에서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었다. 1심은 “피고인은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되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하다고 보이는 요소가 없고, 부검 결과 그런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내가 의식을 잃었을 때 오히려 범행을 준비하는 듯한 행동을 한 점 등으로 혐의가 인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 부당하다”라며 항소했다. 하지만 2심은 원심판결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 사정 변경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그리고 지난 31일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을 유지한 것이다.

보험금 노린 사기 급증
마약 범죄와 연개까지

A씨의 범행은 보험금을 노리는 고의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지난 20일에는 보험금을 타내 마약 구입 자금을 마련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피의자 12명은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경기도 일대에서 교통 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상대로 일부러 사고를 내는 등 보험금 7천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한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보험금을 타 내는 사기 행위는, 마약이나 도박 등 다른 범죄로 파생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따라서 수사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며 보험범죄의 수익금 흐름을 반드시 추적하겠다는 다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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