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만 날리는 상황.. 전기차 성지 ‘제주도’, 깜짝 놀랄 근황 전해졌죠

전기차 보급 앞장선 제주도
수요 둔화 여파 시달리는 중
‘전기차 성지’는 옛말이라고?

지금도 전기차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곳이 태반이지만, 전기차 보급이 걸음마 단계였던 5~6년 전 제주도는 전기차의 천국으로 불렸다. 정부 차원에서 제주도를 전기차 보급 본격화의 무대로 삼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가 등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전기차 구매시 보조금 지급, 충전기 설치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 왔다. 또한 2019년 4월에는 제주도가 전기차 규제자유특구 1차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각종 규제가 유예 혹은 면제됐고, 신기술 기반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제주도에 보급된 전기차는 작년 3만 9,393대로 비중이 9.6%에 달했다.

예상보다 높아진 보급률
그 많던 인프라도 부족해

그러나 제주도도 힘을 잃어가는 듯하다. 우선 전기차가 보급률이 예상을 웃돌았다. 작년 기준 서울은 약 2%, 경기도가 1.4%를 차지했지만, 그보다 5배 이상 많은 전기차가 제주도에 몰린 것이다. 충분한 줄 알았던 인프라는 급속도로 부족하게 됐고, 충전기 한 대당 8.1대의 차량을 도맡아야 하는 수준까지 와버렸다.

공공기관이 설치한 충전소를 이용하려고 해도 아파트나 개인 사업장에 설치된 곳이 많아 입주민이나 이용객이 아니면 사용할 수도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월에는 2024 상반기 전기 자동차 민간 보급 사업 공모를 통해 민간사업자를 육성하려고 했지만, 업체들은 제주도라는 작은 시장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해 그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어쩔 수 없는 보급률 하락
목표치의 30% 겨우 넘겨

전기차 보급에 급급했던 흐름의 부작용도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탄소 중립을 우선시한 정부 대책은 정작 전기차 화재 대응책 등 안전 대책 마련에 소홀했고, 제조사마저 배터리 안전성은 후순위로 미뤄뒀다. 결국 전국 곳곳에서 전기차로 인한 화재가 급증하며 전기차에 대한 여론은 차갑게 돌아서기 시작했다.

이에 특히 제주도에서 전기차 보급이 급감했다. 올해 총 6,313대 보급을 목표로 정했지만, 7월 말까지 누적 1,944대에 그쳐 목표의 30%를 겨우 넘긴 상태다. 보조금 지급 문의도 뚝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국내에서 제주도만 시행 중인 차고지 등록제는 입주민 절반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데,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주민에게는 동의를 잘 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급률 떨어질까 보조금 추가
민관 합동으로 인프라 점검

인프라 부족과 계속된 화재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보급률에 차질이 생기자, 제주도는 도민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구매, 운행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이번 하반기부터 다자녀 가정에 대한 국비 지원액이 10% 추가 지원된다.

또한 제주도에 설치된 공용 충전시설 8,200기 중 500기 정도가 지하 주차장 등 실내에 설치되어 있기에 민관 합동으로 도내 지하 주차장, 실내 주차장에 설치된 충전기를 중간 점검하기로 했다. 충전 시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스프링클러 설치 및 작동 여부도 점검할 방침이다. 이러한 점검 결과를 토대로 소방시설 확충이나 충전시설 이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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