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대 팔렸다고? 가성비 미쳤다던 KGM 이 전기차가 폭망한 이유

잊혀진 전기차 코란도 EV
8월 판매량 단 1대 기록해
시장에서 외면당한 이유는?

전기차 시장에 악재가 겹치며 벤츠, KGM 등 제조사 불문하고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지만 그래도 살 사람은 다 사는 분위기다. 특히 보급형 전기차 선택지가 넓어지며 진입 장벽이 대폭 낮아졌고, 전기차와 동급 내연차의 가격 차이도 점차 해소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으로 주목받는 KGM은 어떨까?
앞서 토레스 EVX 출시 당시 나쁘지 않은 초기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시대를 잘못 타고 난 비운의 모델도 있다. 바로 코란도 EV다. 코란도 이모션이라는 모델명으로 출시됐을 때만 해도 나쁘지 않은 가성비로 사전 예약 돌풍을 일으켰지만, 지금은 “그 돈이면 다른 차 산다”는 반응이 나오는 상황이다. 심지어 8월 국내에서 판매된 전체 모델 중 꼴찌를 기록했다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토레스 EVX도 세 자릿수인데..
첫 출시 때와 대조되는 상황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8월 등록된 신차 현황을 4일 공개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기아 EV3 등 보급형 전기차의 판매가 본격화된 달인 만큼 여러 부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확인된다.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기아 EV3로 4,002대의 실적을 올렸다. 캐스퍼 일렉트릭과 레이 EV가 각각 1,439대, 923대 판매됐고 KGM 전기차 중에선 토레스 EVX가 377대 팔렸다.

반면, 토레스 EVX보다 저렴한 KGM 엔트리급 전기차 코란도 EV는 단 1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페이스리프트 신차 공개를 앞두고 저점을 찍은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3대)에 밀렸음은 물론 전 차종 가운데 꼴찌다. 2022년 코란도 이모션으로 출시됐을 당시 사전 계약 물량이 3,500대가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너무나 대비되는 결과다. 하지만 이유를 알고 나면 “그럴 만했다”며 바로 납득할 수밖에 없다.

나름 성능 개선했지만
실내가 너무 촌스러워

코란도 이모션은 2022년 당시 배터리 수급 문제로 80여 대만 출고된 후 생산이 중단됐다. 그러고 지난 6월 코란도 EV라는 새로운 이름과 함께 판매가 재개됐는데, 오랜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성능이 대대적으로 개선됐다. 토레스 EVX와 동일한 BYD의 73.4kWh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얹었고,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401km로 증가했다.

전기 모터도 매만져 최고 출력 207마력, 최대 토크 34.6kgf.m로 보다 여유로운 동력 성능을 확보했다.
하지만 정작 상품성 개선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바로 해당 모델 자체의 노후화다.
코란도 EV는 지난 2019년 출시된 4세대 코란도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실내 디자인이 거의 그대로다.
경쟁 모델은 지난 몇 년간 급변한 트렌드를 모두 반영했지만, 코란도 EV 혼자 2010년대에 머무른 상황이다.

가격이 합리적이지도 않아
EV3 실구매가가 훨씬 저렴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경쟁 모델로 지목되는 EV3는 스탠다드 기준 시작가가 3,995만 원이다. 코란도 EV는 4,028만 원부터 시작한다. 서울시 기준 EV3 스탠다드는 705만 원, 코란도 EV는 491만 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이를 반영한 실구매가는 EV3 3,290만 원, 코란도 EV 3,537만 원으로 차이가 꽤 있다. 코란도 EV 상위 트림인 E5와 EV3 롱레인지를 비교한다면 어떨까? 코란도 EV 4,544만 원, EV3 4,415만 원으로 여전히 불리하며, 보조금 적용 시 코란도 EV 4,053만 원, EV3 3,650만 원으로 격차가 더욱 커진다.

심지어 EV3 롱레인지 상위 트림인 어스(4,759만 원)의 실구매가도 3,994만 원으로 여전히 코란도 EV보다 저렴하다. 물론 코란도 EV는 준중형 SUV, EV3는 소형 SUV로 엄연히 차급이 다르다. 하지만 정작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EV3가 소폭 앞서며, 전폭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코란도 EV가 나쁜 차는 아니지만 잠시 길을 잃은 사이에 경쟁 상대들이 너무 강력해졌다. 중국산 LFP 배터리 탑재 차량에 불리해진 보조금 기준도 영향을 미쳤다.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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