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선루프 파손으로 소송당해
강화 유리 ‘자기 파열’ 현상이 원인
이미지 손상 우려.. ‘묵묵부답’ 응수?

잘 주행하던 차량의 천장이 내려앉는 것만큼 황당한 일이 있을까? 벤츠 차량의 선루프 부분이 내려앉는 문제로, 단체 소송이 제소되었다. 조지아주에서 진행되는 이 소송은 소비자 단체와 벤츠 간의 소송이다.
원고 측은 이 파손의 원인은 선루프에 사용된 유리의 재질이다. 적층 유리가 아닌 강화 유리가 사용된 것을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벤츠가 이 문제를 19년 전인 2006년부터 인지하고 있음에도 고의로 이를 숨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벤츠와 소비자 단체 간의 법정 공방,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주행 중 선루프 폭발
거의 전 라인업에 해당해
원고 측 대표 나탈리 볼링은 2022년 2월 차양 커버를 열고 운전하던 중 선루프가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차량은 2019년형 GLE였다. 당시 산탄총 격발음과 같은 폭음이 들린 직후, 천장에서 깨진 선루프 조각이 쏟아졌다고 진술했다. 벤츠에 해당 파손에 의한 수리비를 청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해진다.
원고 측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벤츠 차량에서 일어나는 선루프 파손의 원인은 선루프의 재질이 적층 유리가 아닌 강화 유리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 문제는 벤츠의 라인업 중 C클래스부터 S클래스까지 광범위하게 해당하며, 벤츠는 2006년에 이 문제를 처음 인지했으나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강화 유리가 문제
‘자기 파열’ 우려 있어
강화 유리는 일반 유리에 비해 4~5배 강한 충격 강도를 지녔다. 그러나, 파손 시 작은 파편으로 깨진다. 이 특성으로 인해 강화유리는 날카롭고 큰 조각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안전을 요하는 여러 부문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강화유리는 공정상의 불순물 혼입 혹은 사용 중 흠집 발생 등의 조건이 갖춰지면 전조증상 없이 깨지는 ‘자기 파열’ 현상을 일으킨다. 원고 측에서 주장하는 선루프의 문제점과 부합하는 특성이다.
반면, 적층 유리는 복수의 유리판 사이에 특수 중간층을 삽입하여 제작된다. 적층 유리 또한 일반 유리에 비해 뛰어난 내구성을 지녔으며, 안전을 요하는 분야에 널리 사용된다. 강화 유리와의 가장 주요한 차이점은 특수 중간층이다. 특수 중간층의 존재로 인해 유리 파손 후, 유리 조각이 흩어지지 않게 하는 특성을 보인다. 만약, 벤츠 차량의 선루프가 적층 유리로 이루어졌다면, 소비자들은 최소한 깨진 유리가 쏟아지는 경험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9년째 묵묵부답
해결 의지 있긴 한가
지금까지 벤츠는 선루프 문제로 인한 리콜을 발표한 전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선루프 파손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예외 없이 수리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했다. 또한, 이번 소송에서도 벤츠는 이러한 원고 측의 주장에 대해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다.
벤츠가 판매하는 것은 단순히 차량이 아니다. 고급 승용차는 일종의 만족감을 판매하는 세일즈다. 그 때문에 서비스를 비롯한 브랜드의 이미지가 치명적으로 작용하지만, 벤츠는 이 부분을 간과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벤츠는 과연 끝없이 제기되는 품질 논란을 극복해 낼 수 있을까? 벤츠의 향후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