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차량 속여 팔았다
차대번호 위조 발각
중고차 이력 확인 필수

침수차. 엔진룸이 물에 잠기고 자동차 배선이 녹슨 경우, 사실상 차량 운행이 불가하다고 평가된다. 이때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전액 손실 처리를 하고 이를 폐차 과정에 인계한다. 그러나 일부 폐차업자들이 보험사가 전손 처리한 차량을 폐차하지 않고 정상 차량으로 둔갑시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커뮤니티에서, 침수 차량을 정상 차량으로 속여서 중고 판매한 사실을 알게 됐다는 글이 화제다. 차대번호를 잘라 위조한 침수 차량을 정상 차량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것이다. 이러한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불법으로 유통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침수차가 악명이 높기로 유명한데 그 이유는 뭘까?


침수차 정상차로 둔갑
엄연한 범죄 행위다
글 작성자는 24년도 7월 30일에 ‘엔카’를 보고 광주의 한 매장에서 19년식 차량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구매 당시, 성능지에는 완전 무사고이며 판금과 도장 이력이 없는 차량이라 고지되어 있었고 보험 이력도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다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방문한 중고차 시장에서 침수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성능 점검 기사는 주유구의 칠이 깨져있고 판금 도장이 들어가 있다고 확인했다. 여기에 조수석 바닥의 차대 번호 부분도 판금 되어 있으며 라디에이터와 안전벨트에 모두 15년식 라벨이 붙여져 있었다. 요소수 주입구는 완전히 너덜너덜한 상태로 작업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성자는 정밀 검사를 위해 기아 오토큐에 차량을 3일 입고했고, 기존 검은색 차량의 차대번호를 잘라내 흰색 차량에 용접했다는 결과를 받았다. 또한 흰색 차량 바닥을 분해하니 침수 흔적이 있음을 확인했다. 차량을 판매한 딜러와 상사에 연락했지만 모두 성능장을 상대로 고소하라는 이야기뿐이었다. 작성자는 현재 경찰서에 고소, 고발 접수 중이라고 밝히며 분노를 표했다.


침수차 손상 불가피
전자 장비 오류 빈번해
침수 차량은 전기 부품 부식과 ECU 손상 등의 가능성이 크다. 물에 닿은 자동차 전자 부품은 티가 나지 않더라도 부식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 자동차가 침수되면 차량의 엔진을 제어해 주는 ECU 역시 손상된다. 손상된 ECU로 주행할 경우, 차량이 급발진하거나 엔진이 갑자기 주행 중 꺼질 수 있다. 다른 장치에 이상이 없더라도 ECU에 이상이 생긴다면 대형 사고가 날 수 있는 것이다. 차체 외장 부품의 벗겨짐이나 내부의 심각한 품질 저하도 일어나기에 그 피해가 크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도 침수 차량은 암암리에 거래된다. 침수 차량 폐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현행 자동차 관리법은 보험사가 전손 처리한 차량만 폐차하도록 의무화 해놓아 허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침수 차는 자차보험을 가입한 경우에만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차보험 가입률은 71.4%로 차량 10대 중 3대는 미가입 상태다. 자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침수 차량은 소유자의 판단으로 처리하기에, 침수 사실을 숨긴 채 거래될 수 있다.


양심적인 거래 필요
차량 상태 꼼꼼히 확인
차대번호를 위조하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 즉, 신분을 도용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자동차 관리법과 그 시행규칙에 따라, 구매 후 30일이 지나기 전에 침수 흔적을 발견하면 매매계약 자체를 무효로 할 수 있다. 또한 매매업자가 자동차 상태를 허위로 알렸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게 된다.
중고차 구매 시에는 직접 자동차 상태를 확인하자. 에어컨이나 히터를 틀어보고, 안전벨트를 끝까지 잡아당겨 흙이나 얼룩이 묻었는지 살피는 것이다. 정비소에 가서 점검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개인 간 차량 거래일 경우에는 정비소에서 확인할 수 있느냐는 조건을 거는 것도 좋은 대책이 된다. 안전한 거래를 위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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