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째 풀체인지 없는 국산차
그 정체는 기아의 경차 모델 레이
그럼에도 판매량 높은 이유 뭘까?
국내에서 우리가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모델 중 하나가 있다. 바로 기아 레이 모델이다. 레이는 2011년 첫 출시 이후 14년 동안 풀체인지 없이 두 차례 페이스리프트만 거쳤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시간이면 두 번의 풀체인지가 이뤄졌을 법한데, 레이는 놀랍게도 기본 골격을 유지하며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이의 판매량은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레이는 총 2만 7,412대가 팔렸는데, 이는 캐스퍼보다 불과 2천 대 적은 수치이며, 코나보다는 2천 대 더 많은 판매량이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캐스퍼보다 더 많이 판매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레이는 어떤 매력으로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을까?
박스형 디자인으로
실용성이 매우 높다
레이는 닛산 큐브를 모티브로 개발된 박스카 스타일 경차다. 크기는 작지만, 전장 대비 긴 휠베이스, 급격한 A필러 각도, 높은 전고 덕분에 실내 공간이 매우 넓다. 실제로 탑승해보면 경차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실내를 경험할 수 있으며, 특히 2열 공간은 대형 세단 못지않다. 2열 시트는 슬라이딩 기능을 통해 앞뒤로 조절도 가능해 활용성이 더욱 높다. 이런 점에서 ‘레쿠스’(레이+렉서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넓은 실내 공간 덕분에 레이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가족용 차량으로 대형차 못지않은 여유를 제공하며, 자영업자들에게는 소형 화물차 대체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레저 활동용 차량으로도 적합하며, 최근에는 세미 캠핑카로 개조하는 경우도 많다.
경차 혜택으로
유지비가 적다
레이는 경차로 분류돼 다양한 세제 및 비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취득세 감면은 물론, 자동차세도 연간 약 9만 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유료도로 통행료 50% 할인, 경차사랑카드를 통한 주유비 할인(리터당 약 250원 할인) 등 유지비 절감 효과도 크다.
일부에서는 “경차 가격이 비싸져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을 사는 게 낫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옵션을 추가하면 소형 SUV나 준중형 세단은 3천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경차는 초기 구매 비용과 유지비 측면 모두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
다마스, 라보 단종 후
대체 차량으로 많이 구매한다
한때 소상공인들의 필수 차량이었던 다마스와 라보는 2021년 안전 규제 강화로 인해 단종됐다. 풀체인지를 통해 규제를 충족하려면 막대한 개발비가 들지만,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생산이 중단된 것이다. 이후 좁은 골목길에서도 기동성이 뛰어난 대체 차량을 찾던 소상공인들이 레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레이는 같은 경차이면서도 넓은 적재 공간을 제공해 다마스·라보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었으며, 2인승 밴, 1인승 밴 모델의 판매 비중도 상당하다. 여기에 기존 모델보다 월등히 향상된 안전성까지 갖췄다. 최근에는 전기차 버전도 출시되어 다양한 수요층을 만족시키고 있다. 젊은 층의 첫차, 가정용 세컨카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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