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위 점자블록 훼손 시
과태료 50만 원 부과돼
전동킥보드 이용 주의해야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및 점자블록 등 교통약자를 위한 공간을 막거나 방해할 경우 과태료 50만 원이 부과되는 새 제도가 시행된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15일부터 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하 교통약자법)’을 시행하며, 공항·버스터미널 같은 여객시설 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및 점자블록 보호에 나선다.
하지만 이번 제도가 과연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태료 조항은 사실상 ‘빈껍데기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시민 인식과 단속 체계 모두가 개선돼야 실질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객시설·도로까지 적용 확대
킥보드도 과태료 대상
이번 법 개정으로 과태료 부과 대상은 기존 공동주택과 공공시설에서 공항, 철도역, 터미널 등 여객시설까지 확대됐다. 특히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진입로에 물건을 쌓거나, 주차장 안에 불법 주차를 하는 행위도 모두 단속 대상이다. 기존에는 ‘장애인등편의법’을 통해 제한적 공간만 적용됐으나, 교통약자법 개정을 통해 범위가 넓어졌다.
점자블록 훼손이나 장애물 적치는 물론, 그 위에 전동킥보드 등을 세워놓는 행위 또한 위법이다. 법에 따라 도로 및 여객시설 내 점자블록을 방해하거나 훼손하는 경우 5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도로 위에 방치된 공유 킥보드가 점자블록 위를 점령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 조항은 실생활에서 자주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전동킥보드 이용 시 부주의로 인한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번 제도 시행을 통해 “교통약자가 실질적인 편의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라며, 장애인 주차 문화 정착과 보행 안전 강화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단속과 시민 인식 변화
동시에 이뤄져야
제도 시행 취지는 분명하지만, 현장에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현재까지도 전동킥보드가 점자블록을 점령하거나 장애인주차구역을 일반차량이 불법 점유하는 사례가 빈번한데, 이를 단속할 인력과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특히 무분별한 킥보드 주차는 시각장애인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되거나 단속이 이뤄졌다는 사례는 드물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단속 방식이 제각각이고, 민원 제기에 의존하는 구조 역시 제도의 한계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법령이 강화되더라도, 이를 감시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 실효성은 담보할 수 없다”라고 지적하며 “CCTV 기반 자동 감지 시스템이나 시민 제보에 대한 신속 대응 체계 등 보완책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법 개정이 현실에 안착하기 위해선 단순한 벌칙 조항 도입을 넘어, 시민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단속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공유 전동킥보드 운영사와 지자체 간 협약을 통한 책임 분담, 주차구역 지정 확대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지속적인 지도·점검을 통해 올바른 주차 문화와 장애인 보행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 개개인의 경각심 없는 행동이 지속된다면 이번 제도는 또 하나의 ‘무늬만 규제’에 그칠 수도 있다. 과태료 50만 원의 경고보다 더 무서운 건, 교통약자의 안전이 침해되는 현실임을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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