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2배라더니 ‘제대로 터졌다’.. 결국 민원 폭주 시작한 ‘이 도로’

과태료 처분은 없고 방치만
어린이 보호구역 충격 실태
미흡한 관리에 차주들 분통

과태료 2배로도 잘 유명한 어린이 보호구역. 최근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이 무법지대로 전락했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구역임에도 불법 주차 차량이 도로를 점령한 채 방치되고 있다. 문제의 구간은 부평역 해링턴플레이스 아파트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을 연결하는 약 930m 길이의 2차선 도로다. 이곳 중 단 125m 구간만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는데 해당 구간은 최근 개원한 숲속어린이집으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어린이 보호 역할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지난 4일 오전 도로 한쪽 차선에는 무려 15대의 차량이 빼곡히 불법 주차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차량 간 교행이 어려웠고, 어쩔 수 없이 역주행을 유도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었다. 서로 마주친 차들이 연이어 후진하는 모습은 이미 일상이 돼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불법 주차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고는 형식일 뿐
단속 없는 보호구역

주민들에 따르면, 보호구역 지정 이전부터 상습적인 불법 주차가 이어졌고 지정 이후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구청은 지난달 11일 해당 구간을 보호구역으로 새로 지정했지만 행정적 조치는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다. 표지판도 없고 도로 정비도 미완료다.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문구만 덩그러니 아스팔트에 남아 있을 뿐이다.

불법 주차 차량 중 경고장을 부착한 차량은 단 3대에 불과했다. 나머지 차량들은 아무런 제재 없이 도로 위에 멈춰 있었다. 일부 차량은 먼지가 소복이 쌓여 있어 장기간 방치된 것으로 보였지만, 단속의 손길은 닿지 않았다. 실질적인 관리와 제재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해당 구간을 무법지대라고 부르고 있었다.

더욱이 어린이 보호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이 없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이 이곳이 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인지조차 못 한 채 운행하거나 주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미비가 아니라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명백한 위험 요소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이번 달 말까지 표지판 설치와 노면 도색, 도로포장 등을 마무리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비가 완료된 구간에 대해서는 1주일간의 계도 기간을 둔 후, 오는 10일부터 과태료 부과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보호구역이라 불러도 되나
실효성 없는 제재 조치

법적으로 불법 주차 시 부과되는 과태료는 일반 도로에서 4만 원,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12만 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숫자에 불과하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형평성을 이유로 과태료 부과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보호구역이라 해도 단속이 없기에 무단 주차가 가능함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행정당국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여기는 예전부터 주차장이었어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차량이 점령한 이 거리에는 이제 보호구역이라는 개념조차 무색하다. 아이들이 오가는 길에 차량이 가득하고 사고 위험은 언제든 존재한다.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구청은 다음 달부터 전 구간 정비 완료 후 본격적인 단속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번에도 말만 하고 끝날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계획은 있었고 실제로 시행되지 않은 전례가 있어 이번 역시 보여주기식 조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인 것이다. 보여주기식 공사나 계도가 아닌 실효성 있는 단속과 강력한 행정 집행이 필요하다. 실질적인 보호와 관리가 뒤따를 때 비로소 그 이름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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