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공항 불법 주차 문제
낮은 과태료 액수를 원인 지목
주차 공간 근본적 해결 필요해

불법주차가 대놓고 이뤄지는 공항, 그것도 대한민국 제3의 도시라 불리는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 대구공항을 찾은 이들은 주차장을 찾기보다, ‘불법주차 공간’을 찾는 것이 더 쉽다고 하소연할 지경이다. 도로 양옆을 가득 채운 차량 행렬은 일방통행로조차 마비시켰고, 시민들은 불법주차 차량 사이로 도로를 건너다 사고를 당할 뻔한 사례까지 등장했다.
올해 대구공항 불법주차 적발 건수는 1,544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과태료도 제대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왜일까? 공항 주차장을 하루만 이용해도 1만 5천 원이 드는 반면, 불법주차 과태료는 사전 납부 시 3만 2천 원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주차장보다 길거리가 낫다”는 ‘합리적 위법’이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차 공간은 한계
과태료는 헐값
대구공항의 공식 주차 공간은 총 1,631면. 이 수치에는 공항 직원용 200면도 포함돼 있어 실사용 가능 면수는 더욱 적다. 국제선 수요 회복 이후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 명을 넘나들고 있지만, 주차 수용 능력은 코로나 이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당연히 자리가 없고, 차는 도로 위를 점령한다.
공항 인근 순환로는 4~5차선에 달하는 폭을 자랑하지만, 그중 2개 차선은 불법주차로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고정식 CCTV는 단 2대에 불과해, 커브 구간 등 사각지대는 단속의 손길조차 미치지 못한다. 신고 앱인 ‘안전신문고’는 하루 1인 3건 제한이라는 규정에 발목이 잡혀, 현장 직원들이 불법차량을 발견하고도 무력하게 돌아설 수밖에 없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대구 동구청은 올해부터 신고 건수 제한을 없애고 CCTV도 2대 추가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땜질식 대응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시민들은 “공항이 아니라 불법 주차장 같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확장은 어려울 전망..
실효성 있는 대책 시급
공항 주차장을 추가로 늘리기도 쉽지 않다. 대구공항 일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대규모 부지 확보가 어렵고, 기존 주차장 확장은 공항 이용객의 혼잡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지지부진하다. 게다가 대구경북신공항 이전이 결정되면서 현 공항에 대한 투자가 꺼려지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불법주차는 일상화되고 있고, 시민의식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해결책으로는 주변 공영주차장 증설, 순환형 대중교통(DRT) 연결, 임시주차장 허용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실현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대구공항은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관문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불법주차로 도시 이미지까지 실추되는 상황을 방치한다면, 신공항 시대를 맞이하더라도 남는 건 불신뿐이다. 당장의 불편 해소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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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근처에 주처장 만들고 순환버스 이용하도록하면된다. 결국 대구공항 이전하면 개발할 땅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