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 봉고 “주차도 하지마”.. 입주민 행패에 택배기사들만 ‘날벼락’

아파트 뒤편에 주차하라
포터 봉고 등 탑차, 화물차에 경고
해당 쪽지, 커뮤니티서 논란 확산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포터, 봉고 등 택배용으로 사용되는 일부 화물 차량을 겨냥한 경고 쪽지가 화제가 됐다. 주차구역에 정상적으로 등록된 차량에 대해 주차 장소를 바꾸라는 요구가 담긴 쪽지가 붙어있던 것이다. 이와 같은 부당한 사적 요구를 한 사례가 온라인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8일 자동차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을 통해 알려졌다. 글쓴이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정상 주차된 탑차와 화물차 앞 유리에 일방적인 요청 쪽지가 붙어 있다”라고 전했다. 쪽지 내용은 정상적으로 세워진 차량을 뒤편으로 옮겨 세워달라는 것이었다.

선 넘은 어이없는 요구
아파트 얼굴 논리 앞세워

공개된 쪽지에는 예의를 차리는 문장이 쓰여 있었지만 사실상 해당 차량에 대한 퇴거 요구에 가까웠다. 쪽지는 “존경하옵는 탑차 및 화물차 차주님께”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하지만, “아파트 입구는 우리 아파트의 얼굴이다”라는 표현과 함께 103동과 104동 뒤편으로 차량을 옮겨주길 바란다는 내용이 중심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차량을 회사나 물류창고에 두고 오면 감사하겠다는 요청까지 덧붙여 공분을 샀다.

문제는 해당 탑차와 화물차들이 모두 정식 주차 등록을 마친 차량이라는 점이다. 작성자는 “탑차는 끝자리에 깔끔하게 주차돼 있었고, 화물차들도 모두 정상적인 위치에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단지 입주민이라는 이유만으로 등록 차량의 주차 위치까지 지정하려는 시도는 사실상 사적 공간을 사유화하는 행위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파트에 얼굴이 어디 있냐”, “화물차 차주들도 가족이 있고 자존심이 있다”, “차주와 그 가족의 심정을 생각해 봤는가”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에서는 해당 아파트의 실명까지 거론되며 사적 감정과 공공질서 사이의 균형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몰상식 쪽지의 근본 문제
기준 없는 정서적 압박

이번 논란은 쪽지 한 장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공동주택 내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비공식적 눈치 주차와 배척의 현실을 드러낸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정해진 주차 구역 안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차량에 대해 외관상 이유만으로 주차 이동을 요구하는 행태는 주거 문화를 해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특히 쪽지 작성자는 자신의 불편함을 공동체의 미관이라는 논리로 포장했지만, 명확한 규정이 없기에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단지 자신의 불편함으로 타인의 선택을 제약하려는 태도로 보이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이다. 이는 곧 다른 입주민들의 생활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자체가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된다.

주차 문제는 단지의 물리적 구조나 규정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감정적 정당성을 내세운 배제는 공동체 의식을 훼손시킨다. 전문가들은 “관리 규약에 명시되지 않은 개인의 기준을 강요하기보다는, 입주민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규칙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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