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흡음재 논란
상품성 자체는 좋은 편
그런데 품질 문제 생겼다?
기아 EV3 모델은 내수 시장에 독보적으로 저렴한 소형 전기 SUV로서 그 입지가 꽤 다져진 모델이다. 비록 초창기 E-GMP 플랫폼 적용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었으나, 패키징이나 트림 구성 자체가 준수해 상품성 자체가 호도되진 않은 것이 인기의 원인이 되었다. 그런데 최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EV3의 품질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떠올랐다. 바로 흡음재와 관련한 문제였다.
흔히 트렁크 내부 마감재는 테일램프 부분이 분리되도록 캡 형태로 설계되어 있는데, 한 차주가 이 캡을 분리했더니 안에서 비닐봉지가 나왔다는 글을 올리며 시작되었다.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는 마치 쓰다 남은 것처럼 보이는 흡음재 여러 조각이 발견되어 조립 품질에 비판이 이어졌는데, 이는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무려 신기술이라고 한다.
봉투 외부에 품번 기재
봉지 자체가 부품이었다
혹시 자동차 부품을 따로 구매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문제의 검은 봉투에서 묘한 이질감을 느꼈을 확률이 높다. 대부분 현대차그룹의 순정 부품은 투명 비닐봉지에 품번과 품명이 적혀 유통된다. 이는 모비스 부품 대리점에도 똑같이 납품되며, 수출형과 내수형 부품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정비 공장과 생산 설비에서도 동일하다.
그런데 상술한 봉투는 마치 의도한 것처럼 소음을 줄일 수 있을 소재로 만들어져 있으며, 일반적인 부품 포장지와는 다르게 품번만 기재된 채로 자동차에 들어가 있었다. 포장용지가 아닌 부품 자체에는 품번만 기재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후속 게시물이 올라온 후 의문점이 해소된다. 저 봉투 자체가 부품이라는 사실이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미 출시 전 연구소에서 효과를 모두 검증한 부품이라는 것이다.
환경을 위한 설계 예상
해외 브랜드에서도 도입?
모든 나라의 소비자가 다 그런지는 몰라도, 한국 소비자는 유달리 자국 브랜드의 칭찬에 약하다. 예를 들어 패밀리룩만 봐도 그렇다. 해외 브랜드가 하면 브랜드의 정체성이자 역사의 방증이지만, 한국 브랜드가 하면 디자인 우려먹기로만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마치 과자 속에 들어간 방부제 같은 이 부품이 의외로 환경을 위한 설계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정확히 이것의 명칭은 ‘리어 쿼터 천공 흡차음백’이다. 재생 원료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졌으며, 자동차의 본고장 격인 독일에서도 사용하는 방식에 더해 테슬라에서도 검토 중인 방식이라고 한다. 심지어 세계급 최고급 세단인 S 클래스의 전기차 바리에이션을 상정하고 출시한 EQS에도 같은 방식의 방음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고 한다. 한 마디로 다 쓸모가 있는 부품이자, 엔진 구동 소음이 없는 전기차를 위해 추가 방음을 진행한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다행히 품질 문제 아니야
하지만 반성도 해야 한다
다행히 이번 EV3 검은 봉지 논란은 단순히 조립 실수와 같은 품질 문제가 아닌 의도된 바였으며, 심지어 그 방식이 독일과 같은 선진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적용한 기술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품질 논란은 한 해에 꽤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다. SUV의 클래딩을 오조립하거나, 수출형 부품이 적용되는 등의 문제다. 이를 두고 배짱 노조의 만행이라고 하는 때가 많은 만큼, 조립 품질 자체를 향상해야 하는 것 자체는 사실로 보인다.
이 부품이 실제 부품이라는 사실은 이제 이해되었지만, 이번 경우처럼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부품입니다. 뜯지 마세요’ 등의 안내 문구가 인쇄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만약 이것이 어떤 용도인지 모르는 소비자라면 단순히 쓰레기가 들어가 있다고 오해하기 십상이고, 뜯어서 버린다면 잘 만들어둔 차의 성능을 스스로 저하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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