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방치된 광주 터널
알고 보니 누전차단기 문제
광주시 ‘5억 원’ 투입 계획 밝혀져

광주의 주요 간선도로인 무진대로 우산방음터널이 지난해 10월부터 무려 반년 가까이 어둠 속에 방치돼 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터널 내부 조명 20개가 모두 꺼진 채 운전자들은 매일 암흑 속을 지나야 했고, 교통량이 많은 구간이라는 점에서 사고 우려와 시민 불안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해당 구간은 진입 전후와 터널 내부에 총 3개의 진출입로가 교차하는 복잡한 구간으로, 시야 확보는 사고 예방의 필수 요건이었다. 하지만 광주시는 예산 편성 문제를 이유로 정비를 미뤘고, 수차례 이어진 민원에도 별다른 조치 없이 터널을 사실상 방치해 왔다.
누전차단기 교체로 해결되는데
세금 5억 원 투입 계획한 광주시
그러던 중 올해 4월, 시가 긴급 점검을 의뢰한 결과 단순히 누전차단기 교체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나절 만에 해결이 가능한 문제였지만, 광주시와 업체 모두 이를 수개월간 간과해 시민들의 불편은 극에 달했던 상황이었다. 더 큰 문제는, 이 단순한 고장을 두고 A 업체 측에서 조명 전면 교체 및 배선 공사를 요구하며 5억 원의 공사비를 제안했다는 점이다.
해당 업체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현장을 점검한 후 ‘모든 조명을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고, 광주시는 이를 바탕으로 추경 편성 절차에 착수했다. 예산 문제로 조치가 미뤄졌던 건 결국 ‘5억 원의 예산’이라는 보고가 원인이었던 셈이다. 2025년도 본예산 편성이 이미 마무리된 탓에 광주시는 4~5월 추경을 통해 5억 원의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원인 파악이 더 늦어졌더라면 5억 원에 달하는 혈세가 낭비될 뻔한 셈이다. 광주시는 언론사 취재가 시작되자 A 업체가 아닌 B 업체를 다급히 파견해 긴급 점검을 실시했고, 수개월에 걸쳐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의 원인이 반나절 만에 밝혀졌다. 이를 두고 일부 시민들은 광주시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차선 안 보이고 문제 많았던 곳”
네티즌들 비판 여론 폭발했다
해당 논란이 확산되면서 광주시의 점검 체계와 외부 업체 의존에 대한 신뢰성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광주시는 뒤늦게 사과하며 “처음부터 제대로 확인만 했더라도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던 문제였다”고 해명했다. 교통량이 많은 구간에서의 암흑 주행은 불편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실제로 운전자들은 “앞차 전조등에 의존해 운전했다”며 공포감을 호소했다. 광주시의회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종합건설본부의 점검 체계와 행정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며, 전문 인력 확충과 재점검 시스템의 전면 개편을 촉구했다. 차단기 문제 하나로 빚어진 6개월간의 행정 마비. 이번 사태는 일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공 안전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 의식 부재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픈 교훈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편 네티즌들은 “인명 사고 터지기 전에 해결돼서 망정이지, 큰일 날 뻔했다”, “저 구간 조명뿐만 아니라 차선도 잘 안 보여서 문제가 많았던 곳이다”, “이런 간단한 점검 하나 때문에 무슨 일이냐”, “통행량도 많은 곳인데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반나절 만에 해결 가능한 문제를 6개월이나 끌었다니 말도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