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동차 정기검사
4개월까지 기간 확대
무시했다간 과태료 폭탄?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제는 정기검사 시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때다. 올해부터 자동차 정기검사 가능 기간이 기존 2개월에서 4개월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검사 지연 시 과태료 부과가 되는 구조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정기검사 유효기간을 기존 만료일 전후 31일에서, 전 90일·후 31일로 조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편은 검사 시기를 보다 유연하게 조정함으로써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차량 내구성과 기술력이 향상됨에 따라 비사업용 승용차의 첫 검사 시점도 기존 4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정기검사 자체는 여전히 차량 소유자의 의무로 남아 있으며, 미이행 시 최소 4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1년 이상 방치할 경우에는 운행정지 처분까지 가능하다.
검사 유예는 확대지만
과태료 시점은 그대로
유효기간이 확대되며 운전자 입장에서는 검사 시기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검사 기한을 넘겼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 시점은 여전히 ‘만료일 후 31일’로 유지되고 있다. 결국 운전자는 만료일을 기준으로 31일 이내에 검사를 마쳐야 하며, 하루라도 넘기면 곧바로 과태료 대상이 된다. 이처럼 유예가 늘었지만 실제 부담은 그대로라는 점에서 제도의 실효성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제주시에 따르면 검사 지연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 사례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22년에는 1만4,288건(12억4,300만 원), 2023년 1만935건(14억2,900만 원), 2024년에는 벌써 1만1,694건(18억2,800만 원)에 달했다. 이처럼 실질적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검사 기한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무심코 넘기는 운전자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검사 기간 확대는 분명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그러나 유효기간의 말미인 ‘만료일 이후 31일’의 기한도 함께 조정하거나 계도 중심의 제도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제도는 완화되었지만 단속은 여전하다는 역설적 상황이 시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온라인 재검사 확대, 봉인 폐지
편의는 늘었지만 의무는 그대로
이번 제도 개편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TS)의 디지털 검사 혁신도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온라인 재검사’ 항목이 확대되면서, 간단한 부적합 사항은 사진으로 인증해 재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등록번호판 봉인 항목이 아예 폐지돼, 해당 항목으로 인한 불필요한 재검사 및 방문 절차도 사라졌다.
등록번호판 봉인제도는 1962년 도입된 제도로, 60년 넘게 유지되어 왔지만 지난해 개정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로 인해 자동차 미관 훼손이나 부식, 행정절차 부담 등도 줄어들게 됐다. 이외에도 TS는 검사 안내를 카카오톡 전자문서로 4회까지 알림 발송하고, 검사소 방문 횟수를 줄이기 위한 각종 편의 기능을 도입했다.
하지만 편의가 늘었다고 해도, 정기검사는 여전히 운전자의 ‘책임’이다. 제도가 완화됐다 해도 기한을 넘기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구조는 변함없다. 단속 강도는 유지되면서 편의만 늘어난 상황에서, 정부가 실질적 계도 기간이나 유예 확대 등 보다 유연한 제도 설계에 나설 필요가 있다. 안전은 지키되,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가 함께 따라야 진정한 정책 완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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