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공단 음주운전 설문
음주 운전자 1,500명 대상
사유 묻자 ‘대리운전 없어서’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음주운전 교통안전교육 수강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월, 음주 운전으로 교육을 이수하게 된 1,518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들이 음주 운전을 하게 된 이유와 인식 변화 여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놀라운 점은 음주 운전의 변명으로 흔히 알려진 이유들이 실제로도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설문 결과, 음주운전 주 사유는 ‘대리운전이나 대중교통이 없어서’가 314명(20.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술을 마신 후 시간이 지나 술이 깼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응답이 309명(20.4%), ‘집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거나 멀어서’라는 응답이 275명(18.1%)을 차지해, 이 세 가지가 전체의 60%를 넘겼다. 이는 음주 운전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 생활 속 인식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운전 실력 믿고 혹했다
10년 차 운전자 가장 많아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결과는 바로 음주 운전자들의 연령대와 운전 경력이다. 응답자 중 40대가 29.8%(452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7.7%(420명)로 뒤를 이었다. 단순히 젊은 층의 일탈이 아닌, 사회 전반에 걸친 음주 운전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특히 운전 경력이 10년 이상인 이들이 전체의 69.1%(1,049명)를 차지했다는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베테랑이라 자부하던 운전자들마저 ‘몇 잔쯤은 괜찮다’는 안이한 판단으로 위험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있음을 방증한다. 경험이 많은 만큼 ‘운전 실력으로 커버된다’는 착각이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각심 있게 인식해야 한다.
실제로 ‘술을 조금 마셨을 뿐’이라는 응답이 12.1%(184명), ‘사고가 안 날 줄 알았다’는 응답이 10.5%(160명)에 달했으며, ‘차를 두고 가면 불편해서’라는 답변도 7.8%(119명)로 나타나 음주 운전의 원인이 단순한 실수보다 무책임한 선택에 가까움을 시사했다.
교육 효과는 있었지만
의식 변화가 관건
다행히도 교육 이후 인식 변화는 뚜렷한 편이었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98.9%가 “교육을 통해 음주 운전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응답했고, 99.3%는 “앞으로 음주 운전을 하지 않기 위해 실천 계획을 세우겠다”고 답했다. 이는 교육이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사고 예방의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단 관계자는 “음주 운전은 단순히 잘못된 판단의 결과가 아니라, 습관적인 인식의 문제다.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술자리에 아예 차량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라며, “공단은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 개선해 올바른 운전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두 잔은 괜찮겠지’라는 방심을 경계하는 마음가짐이다. 수치로 드러난 결과만큼, 우리는 ‘음주 운전은 언제나 범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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