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승차 거부 ‘이젠 징역 때린다’.. 노양심 택시 기사가 받은 역대급 판결

승차 거부도 모자라
승객 매달고 질주한 택시
결국 이런 처벌 받았다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택시 승차 거부 사건이 단순한 불친절을 넘어 중대한 형사 사건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9월, 택시 기사 남모(67) 씨는 영등포 방향으로 가겠다는 승객 A(29) 씨의 승차 요청을 거부한 뒤, A 씨를 조수석 창문에 매단 채 약 40m를 운전해 전치 6주의 중상을 입히는 사고를 유발했다. 이후 남모 씨는 현장을 그대로 떠났고 피해자는 바닥에 넘어져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은 이 사건과 관련해 특수 상해 혐의로 기소된 남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과 목격자 진술, 외국인 관광객의 문자 증언 등을 통해 남 씨의 고의적 행위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피해자가 차량에 매달려 있는 상황에서도 가속하며 그대로 운전했다는 점은 위험을 인지하고도 무시한 중대한 과실로 간주됐다.

반복되는 승차 거부
여전히 사각지대 많아

남 씨는 재판 과정에서 “퇴근 중이었고 피해자가 따라오다 넘어진 것”이라며 끝까지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도주 의도와 반성 없는 태도가 형량에 반영됐다. 이 사건은 물리적인 사고의 개념에 그치지 않고 택시 기사가 공공 운송수단 운전자로서의 책임을 방기했다는 데에서 심각성이 강조됐다.

이와 같은 승차 거부 및 과격한 대응은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서울시는 2023년 강남, 종로, 홍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실시해 약 300건의 부당 행위를 적발했다. GPS 미작동, 목적지 확인 후 거부, 외국인 승객 차별 등의 사례가 포함됐으며 일부는 면허 정지 또는 취소로 이어졌다. 단속 결과는 분명했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개선 효과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 역시 택시 민원 특별 신고 기간을 운영하며 불법 영업, 카드 결제 거절, 야간 요금 시비 등에 대해 암행 단속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민 제보 시스템을 강화하여 실시간 신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까지 구축됐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도 일시적인 처방에 그칠 경우, 지속 가능성은 낮아진다. 결국 구조적인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도 강화 없이는 반복된다
택시 산업 신뢰 회복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택시 산업 전반에 경고 메시지를 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객은 곧 시민이라는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는 교통수단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공공 교통수단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점은 명백한 시스템 오류로 해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승차 거부는 행정처분 대상이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경미한 제재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복적인 불만 민원과 사고 사례를 줄이기 위해서는 면허 갱신 시 인성 교육을 의무화하고 승차 거부 발생 시 즉시 행정처분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심야시간대 택시 호출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배차 시스템을 활용한 택시 선택권 확대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번 사건은 한 사람의 실수라기보다 시스템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택시는 단순한 탈 것이 아닌 시민의 삶과 연결된 공공서비스임을 인식하고 이를 뒷받침할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업계 전반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 역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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