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부정 수급 적발
몰래 챙긴 액수만 수십 억 달해
그러나 처벌 수준은 고작..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기업의 꼼수 앞에 무너지고 있다. 최근 서울에 본사를 둔 한 전기차 렌터카 업체가 전라도, 경상도 등 보조금이 많은 지자체에 유령 법인을 세우고 대량의 차량을 등록해 수십억 원의 보조금을 편취한 사실이 경찰에 포착됐다. 문제는 해당 차량들이 실제로는 해당 지역에서 운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 지자체는 자체 예산을 들여 친환경 자동차 구매를 유도하고 있지만, 이런 편법 수법으로 인해 정작 지역 주민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 소진되면서 지역 거주자가 차를 사려 해도 보조금이 없다는 이유로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책의 혜택이 지역이 아닌 외부로 돌아가 버리는 형국이다.
법의 빈틈 노린
지역 꼼수 행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현행법상 렌터카 업체는 차량을 어디에 등록하고 어디서 운행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차량이 이동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으로 이들을 규제하기 어렵고, 이를 악용한 유령법인 설립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렌터카 업체의 전기차 구매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현재는 한 지자체당 1대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이 변경됐다. 하지만 한국환경공단의 승인을 받을 경우 여전히 예외적으로 다수 차량 등록이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편법적 로비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뿐만 아니라 보조금 부정 수령에 대한 처벌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수십 대의 차량을 등록한 뒤, 사후 점검에 걸리더라도 강력한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법의 미비와 느슨한 단속이 만들어낸 구조적 허점이 기업들의 꼼수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환경 위한 정책
돈벌이로 전락
이와 같은 상황에 네티즌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장사한 것”, “진짜 전기차 타려는 사람은 혜택을 못 받고 저런 기업만 득을 본다”, “이게 나라냐” 등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특정 지역에 전기차가 대량 등록돼 있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증언도 이어지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환경을 위한다는 정책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상황에서, 정부는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내놔야 할 시점이다. 처벌 기준을 강화하고, 지자체별 전기차 등록 대수와 실제 운행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보조금 수령 후 일정 기간 내 실사용 여부를 확인하는 이행 감시 조치도 병행돼야 한다.
전기차 보급 확대는 단순한 통계 싸움이 아니라, 진정한 친환경 사회로의 전환이 목적이어야 한다. 정책이 기업의 돈벌이에 악용되는 현 구조를 방치한다면, 신뢰를 잃은 보조금 제도는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다. 네티즌들의 반응처럼, 이제는 실효성 없는 경고보다 실질적인 처벌과 제도 개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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