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제도에도
고가 수입차 증가했다
효과 미비하다는 지적

정부가 법인 차량의 사적 이용과 세금 회피를 억제하겠다며 도입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 1년 만에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취지와 달리 연두색 번호판이 고가 차량 구매자 사이에서 일종의 ‘신분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1억 5,000만 원 이상의 초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78.5% 증가했다. 제도 시행 초기에는 연두색 번호판을 기피하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부자 인증”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가운데, 제도 실효성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억 5천 이상 차량 폭증
연두색 번호판은 자랑거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1억 5,000만 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총 8,18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8.5% 늘어났다. 눈에 띄는 브랜드로는 렉서스(314%), 포르쉐(202%), 람보르기니(169%), 아우디(140%), BMW(114%)가 있으며, 페라리는 지난해 1분기 판매량 ‘0대’에서 올해 1분기 104대를 기록하며 극적인 반등을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연두색 번호판의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출고가 8,000만 원 이상의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 부착하도록 하며 세제 혜택의 남용을 막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가 수입차 소비자들은 이를 제재가 아닌 ‘차별화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도 분위기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연두색 번호판에 거부감이 있던 초기와 달리, 최근에는 오히려 ‘부자 차량 인증 마크’처럼 받아들이는 구매자가 늘고 있다”며 “정책의 방향성과 소비자 인식 간 괴리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정책 효과는 미지수
제도 보완 시급하다
이같은 흐름은 연두색 번호판 제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일각에서는 시각적 낙인을 통한 사회적 감시에만 의존한 방식이 근본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외형상 색깔만 바뀐다고 해서 실제 세제 혜택 남용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법인차=탈세’라는 프레임이 고착화되며, 합법적 용도로 차량을 운영하는 법인까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고가 차량을 운용하는 일부 대기업 외에도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설계에 더 정교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결국 연두색 번호판은 억제책이 아닌 과시 도구가 되어버렸다. 실효성 논란이 커지는 지금, 정부는 시각적 상징 이상의 정책적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단순히 색깔만 바꾸는 것에서 나아가, 실제 세무·운행 관리 시스템과 연계한 전방위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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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그덕끄덕
경부 고속도로 시공할때 부자들을 위한 고속도로라고 김대중이를 우두머리로 반대가 극심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