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기차 택시 화재 발생
배터리 내부 손상 가능성도
전기차 택시 이대로 괜찮은가

전기차 택시 안전성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30일 새벽,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전기차 택시에서 갑작스럽게 불이 붙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량은 전소되었고 약 4,000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된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배터리 화재 위험성이 현실화된 셈이다.
불이 난 차량은 60대 A씨가 운전하던 전기 택시였으며, 사고 당시 승객 한 명이 함께 탑승 중이었다. 다행히 운전자와 승객 모두 신속히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화재는 약 1시간 50분 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전기차 택시의 구조적 위험성과 더불어, 도로 위 불규칙한 위험물로 인한 2차 사고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쿵 소리 들리더니 바로 불”
열 폭주 의심 정황 확인
운전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직전 차량 하부에서 ‘쿵’ 하는 충격음을 들었고, 정차 후 확인하자 도로 위에 판스프링처럼 생긴 금속 덩어리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문제는 이 쇳덩이가 차량 하부에 직접 충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며, 해당 위치는 고전압 배터리가 위치한 구간이었다. 충격에 따른 물리적 손상이 배터리 내부 셀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을 통해 이 쇳덩이가 배터리를 파손시키며 내부 손상을 유발했고, 이로 인해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졌을 개연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열 폭주는 배터리 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연쇄 반응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전기차 화재 메커니즘으로, 배터리 하우징과 하부 보호 구조의 내구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번 사고는 차량 설계 문제를 넘어, 도로 위 장애물 관리와 같은 인프라 측면의 문제도 드러낸다. 전기차는 배터리 위치가 낮게 배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일반 도로에서도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택시처럼 주행 빈도가 높은 차량의 경우, 반복적인 진동과 노면 충격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택시 3대 중 1대는 전기차
멀미 나도, 불안해도 탄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새로 등록된 택시 11만여 대 중 약 3만 3천 대가 전기차였다. 불과 5년 전인 2018년부터 2020년까지만 해도 전기차 택시 비율은 2.3%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전체의 30%에 육박한다.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모빌리티 기업의 친환경 마케팅이 맞물려 전기차 전환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 됐다.
하지만 승객들의 체감은 그리 녹록지 않다. 특히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인한 급제동 현상은 전기차 택시에 탑승한 승객에게 멀미, 구토 등 불편을 야기하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차량이 정지하는 과정에서 시각 정보와 체내 감각의 불일치가 발생하면서 신체적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승객들은 불안해도 대안이 없다는 현실을 지적한다. 호출 앱을 통해 택시를 부르면 전기차인지 아닌지를 사전에 알 수 없고, 설령 불편함을 겪었더라도 선택권이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 정책을 고려할 때, 운행을 제한하거나 필터링 옵션을 제공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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