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무법자, 렉카
긴급자동차가 아님에도
계속되는 곡예 운전, 왜?
렉카, 사설 견인차의 무분별한 난폭운전이 도를 넘고 있다. 긴급자동차도 아닌 차량이 경광등과 사이렌을 달고 마치 구급차처럼 중앙선을 넘나들며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들의 위법 행위에 운전자들은 매일같이 불안에 시달리지만, 이를 단속하거나 막을 제도적 장치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수원, 화성 등 경기 남부 지역에서만도 렉카가 중앙선을 넘거나 보행 신호를 무시하고 사고 현장으로 돌진하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됐다. 급박한 사고 현장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있지만, 이들의 행위는 명백한 법규 위반이며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제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될 시점이다. 운전자 보호와 교통 질서 유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긴급차 아닌데 사이렌
불법행위는 명백하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구급차, 소방차, 경찰차 등 긴급자동차는 일정 요건 하에 중앙선 침범이나 신호 위반 등의 특례를 적용받는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긴급 출동에 한정된 조치로, 누구에게나 허용된 특권이 아니다. 하지만 사설 견인차는 이런 법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렉카 차량이 불법적으로 경광등과 사이렌을 설치한 채, 마치 긴급자동차처럼 행세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해 수익을 확보하려는 경쟁 탓에 이들의 운전은 더욱 과격해졌고, 신호 무시와 중앙선 침범은 물론 역주행까지 서슴지 않는 상황이다. 이는 도로 위 공공질서를 심각하게 해치는 위법 행위다.
한 시민은 “왕복 8차로 도로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중앙선을 넘어오는 렉카를 보고 질겁했다”며 “무슨 앰뷸런스인 줄 알았는데 그냥 사설 견인차였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경찰도 이런 행위를 단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어, 법적 정비와 명확한 규제가 절실한 상황이다. 제도 공백이 불법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단속 따윈 비웃는 렉카들
법은 있으나 실효성은 없다
팔달구와 인계동 일대에서는 사고 소식을 듣고 몰려온 렉카들이 차선을 넘나들며 레이스를 벌이듯 곡예운전을 펼쳤다. 일부는 보행 신호가 들어온 교차로를 무시하고 돌진하기도 했고, 또 다른 렉카는 고속도로에서 후진하다 추돌사고를 유발했다. 이런 상황을 겪은 시민들은 하나같이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사설 견인차의 난폭운전에 대한 행정 제재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불법 경광등 장착이나 교통법규 위반은 단속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기 일쑤이며, 불법행위를 반복하는 업체에 대한 등록 취소나 면허 박탈 등 강력한 조치는 찾아보기 어렵다. 교통안전이라는 공공가치를 침해하고 있음에도 단속은 형식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사설 견인업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 정비와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도로교통 감정사는 “지금처럼 방치할 경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강제 등록제, 운전자 교육, 전용 번호 부여 등 관리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렉카도 분명히 ‘도로 위 차량’인 만큼, 마땅히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돼야 한다. 실질적인 제재 없이 방관만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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