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음주 운전 적발까지 증가
확실한 대책 요구된다
충청권에서 고령 운전자의 음주운전 적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청년층에서 점차 줄어드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으로, 단순한 고령 운전자 사고 문제가 아닌 ‘음주 습관’의 고령화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충남, 충북, 대전, 세종 등 충청권 전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60대 이상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적발 건수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실제 사고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어, 사전 예방과 제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규제가 강화된 지금, 고령층만 유독 반대 방향으로 통계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청년층은 줄고
고령층은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충청권 4개 시도의 전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15,126건으로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세부 연령대 통계를 살펴보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20대와 30대는 꾸준히 감소 추세지만 60대 이상은 예외 없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고령층의 음주에 대한 경각심 부족과 과거 음주운전 관행에 대한 미약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충청권의 60대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20년 1,370건에서 지난해 1,961건으로 4년 사이 43%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 인구는 18.6%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점에서, 단순히 고령화로 인한 자연 증가라고 보기 어렵다. 증가 폭만 놓고 보면 고령층의 음주운전은 인구 대비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20대는 같은 기간 2,671건에서 2,199건으로 줄었다. 30대 역시 2022년, 3,731건에서 3,267건으로 감소하는 뚜렷한 반대 흐름을 보였다.
70대 이상에서도 이 같은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해당 연령대의 적발 건수는 2020년 302건에서 2023년 417건으로 38% 늘었다. 사고 발생 시 회복력이 낮고 반응 속도 역시 저하된 고령층의 특성상, 한 건의 사고가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고령 운전자 사고 반복
예방 대책 시급한 상황
실제 사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지난해 8월 충남 예산에서는 60대 운전자가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90대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이전에도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고, 무면허 상태였으며,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기준을 넘는 수준이었다. 단속 기준을 알고 있었음에도 재범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의도성 여부도 지적되고 있다.
올해 4월 충북 청주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반복됐다. 면허정지 수치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한 60대 차량이 오토바이와 충돌했고, 30대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로 이어졌다. 단순한 사고가 아닌, 명백한 구조적 위험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령층 음주운전 문제에 대해 단속이나 홍보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 갱신 주기 단축, 사고 이력 반영 기준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며, 시뮬레이션 중심의 교육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고령자 특화 운전 교육과 알코올 대사능력, 인지·시야 검사를 결합한 다층적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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