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 RX-7, 전설적 스포츠카
겉모습만 봐서는 모르는 반전
발소리 한껏 죽이고 나타났다
마쯔다 RX-7은 그 이름만으로도 90년대 일본 스포츠카 전설로 손꼽히는 모델이다. 본래 로터리 엔진의 카랑카랑한 엔진음을 자랑하는 이 차는 이번엔 발소리를 죽이고 돌아왔다. 클래식카 매물 사이트에 등장한 한 대의 1993년형 RX-7이 기존의 로터리 엔진을 걷어내고 테슬라의 전기 파워트레인을 품은 채 등장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차가 여전히 가볍고, 여전히 후륜구동이며, 여전히 운전 재미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이 차량은 특유의 JDM 감성과 미래지향적 기술이 절묘하게 섞인 결과물이다. 원형 헤드램프, 팝업 라이트, 그리고 몬테고 블루 색상의 외관은 여전하지만, 보닛 아래 숨겨진 모터는 무려 362마력에 최대 토크는 44.9kgf·m를 내뿜는다. 주행 질감은 정숙함이라는 낯선 미덕이 추가되며 한층 매끈해졌다.
스포츠카 특유의 핸들링 유지
무게 배분까지 환상적이다
이 차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당연히 파워트레인 교체지만, 그 이면엔 더 놀라운 지점이 있다. 대부분 전기차로 컨버전 된 차는 배터리 무게로 인해 핸들링이 망가지기 쉽다. 하지만, 이 RX-7은 42kWh 용량의 수랭식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해 원형 모델보다 무게를 오히려 줄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그라운드 컨트롤 코일 오버 서스펜션과 아이박 스프링까지 적용되어 기본기도 놓치지 않았다.
전기 모터는 후륜만을 구동하며, 원래의 50:50 무게 배분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터리팩은 차체 중심부 하단에 배치돼 차량의 무게 중심을 낮추는 데도 이바지한다. 운전의 즐거움을 해치지 않고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것이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차량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심혈을 기울이는 단계로 알려져 있다.
심장 바꾼 스포츠카 전설
하지만 여전히 아스팔트 긁어
이 튜닝카는 전기차 전환에도 불구하고 RX-7 특유의 감성을 충실히 유지하고 있다. 아날로그 계기판 대신 디지털 게이지가 장착되었고, 연료 게이지는 배터리 충전량으로 대체됐다. 실내에는 테슬라 가속 페달과 맞춤형 마운트가 설치되었으며, 회전 방식 기어 셀렉터가 로터리 엔진의 상징성을 대신한다. 통상 전기차로 전환된 클래식 스포츠카 가 어색한 실내를 자랑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당연히 단점도 있다. 주행 가능 거리는 약 193km(WLTP 기준)로 제한되며, 에어컨과 일부 실내 마감은 추가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엔진 오일 교체나 압축비 점검에서 해방된 부분과, 조용한 통근길이 주는 장점은 분명하다. 이 차는 더 이상 연료를 연소하지 않지만, 여전히 아스팔트를 긁는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단거리를 출퇴근하는 차주나 펀카로 즐길 목적이라면 충분한 주행거리지만, 장거리 주행에는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모범적인 전기 컨버전
환경친화적인 정통성 유지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테슬라 심장을 품은 마쯔다 RX-7은 클래식카 전동화의 모범적인 사례로 보인다. 정통성과 미래 기술이 한 몸에 어우러진 이 전기차는 단순히 드래그 레이스의 괴물이 아닌, 시대와 감성을 넘어선 하나의 작품이다. 최신 차량이 주는 전자적인 기쁨도 좋지만, 손때가 가득한 클래식 스포츠카 특유의 감성을 느낄 때의 편안함이 있다는 마니아도 여전히 많다. 이 RX-7은 세계에서 유로 비트 음악이 가장 잘 어울리는 전기차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 차는 이제 로터리 엔진이 아닌 침묵 속의 모터 구동음으로 직선 도로에서 유유히 사라질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컨버전 기술이 발달하며 클래식 스포츠카 의 유지와 보수를 위해 전기 파워트레인을 탑재하는 튜닝이 점점 많아지는데, 이 마쓰다처럼 정통성을 지키면서도 환경친화적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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