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가 지나간 배터리
그럼에도 멀쩡했던
지리의 갤럭시 E5
지리자동차가 자사의 전기 SUV 갤럭시 E5에 탑재된 배터리의 구조적 안전성을 강조하며 관련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에이기스 골드 브릭 배터리는 무게 36톤에 달하는 중형 전차 ZTZ-59D의 궤도 하중을 견디는 압축 실험을 마쳤으며, 테스트 중 화재, 폭발, 열폭주 등의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시험은 중국 정부가 마련한 새로운 배터리 안전 기준보다 약 1.8배 높은 압력을 가한 조건에서 진행됐다.
지리 측은 이 시험이 외부 충격과 압박에 의해 배터리가 손상될 수 있는 극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셀 개별 단위뿐만 아니라, 10개 셀로 구성된 묶음에도 동일한 압력이 가해졌고, 이 과정에서도 구조적 손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리의 배터리는 이미 중국이 2026년부터 적용할 예정인 ‘GB38031-2025’ 기준을 통과했으며, 해당 기준은 고속 충전 후 안전성, 열폭주 방지, 하부 충격 테스트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배터리 안전성 입증
다층적 설계 강조
에이기스 골드 브릭 배터리는 내부 저항을 낮춘 구조, 알루미늄 산화물 내열 코팅, 유연한 분리막 등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배터리 팩은 IP68 및 IPX9K 등급의 방수·방진 성능을 확보했으며, 셀 투 바디(CTB) 구조, 2.6mm 두께의 하부 보호 구조, 열 차단 및 전기 절연 설계 등이 포함돼 있다.
지리는 국가 기준에서 요구하는 24개 항목 외에도 자체적으로 36가지 조건의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중 23개는 국가 기준보다 더 엄격한 수준이다. 자사 기준에는 향후 도입될 하부 충격 테스트가 선제적으로 반영돼 있으며, 일부 배터리 관련 특허를 업계에 개방할 계획도 언급됐다.
갤럭시 E5는 중국 자동차기술연구센터(CATARC)의 고온 환경 및 안전성 시험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NESTA 6차원 전기 안전 인증을 획득했다. 유럽의 유로 NCAP, 호주의 ANCAP에서도 별 5개 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리는 갤럭시 시리즈 누적 100만 대 판매 동안 자발적 화재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100일 만에 5만 대 출고
인기에도 신뢰는 그닥
갤럭시 E5는 2024년 8월 4일 중국 시장에 출시됐으며, 총 5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109,800 ~ 145,800위안으로, 한화 기준 약 2,100만 ~ 2,700만 원대다. 출시 85일 만에 4만 대, 100일 만에 5만 대, 119일 만에 6만 대 출고됐으며, 월평균 약 1만 5,000대 판매를 기록 중이다.
차량 크기는 전장 4,615mm, 전폭 1,901mm, 전고 1,670mm, 휠베이스 2,750mm로, 공기저항계수는 0.269Cd로 발표됐다. 전기모터는 최고 출력 215마력, 최대 토크 320N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6.9초 만에 도달한다. 배터리는 49.52kWh와 60.22kWh 두 가지로 제공되며, 각각 CLTC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40km, 530km다. 급속 충전 시 10분에 약 135km 주행거리를 회복할 수 있으며, 30%에서 80%까지는 약 20분, 완속 충전(10%→100%)은 약 9시간이 소요된다.
지리는 올해 말, 업계 전반에 개방 가능한 형태로 ‘글로벌 종합 안전 테스트 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다. 다만, 배터리 기술의 성능과는 별개로 중국 전기차 전반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지리가 기술력만큼이나 인식의 벽까지 넘을 수 있을지, 그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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