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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관용차의 상징 ‘토요타 센추리’
아무나 못 산다는 ‘도시 전설’
긴 역사와 상품성에도 존재하는 한계점

일본 여행을 즐겨 떠나는 이들이 한 번은 목격했을지 모를 독특한 차가 있다.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품격으로 고고한 매력을 발산하는 이 차는 단순한 고급 세단을 넘어 ‘일본의 롤스로이스’라 불릴 만큼 특별한 위상을 지녔다. 1967년 첫 데뷔 이후 세 번의 세대교체를 거칠 때까지도 큰 폭의 변화 없이 한결같은 자태를 뽐내던 이 차의 이름은 ‘토요타 센추리’로, 일본 내에서 의전 등을 수행하는 ‘관용차’의 상징으로 유명한 모델이다. 최근 2023년에는 SUV 사양을 추가하며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등, 프리미엄 럭셔리카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센추리를 둘러싼 한 가지 소문이 있었다. 바로 ‘일반인은 살 수 없는 자동차’라는 소문이다. 이미 관용차로 유명한 모델인 데다, 일본 총리는 물론 천황의 의전 차량으로도 유명한 센추리였던 만큼 이는 금세 화제가 되었다. 아무리 돈이 있다고 한들, 아무나 살 수 없다는 이 이야기는 처음 퍼질 당시 논란을 몰고 오기도 했으며, 일본 현지 시민들조차도 이를 믿고 있었다는 반응도 존재한다. 과연 이 믿기 어려운 일종의 ‘도시 전설’과도 같은 소문은 사실이며, 센추리는 대체 어떤 차일까.
‘도시 전설’의 진실은?

우선 센추리는 토요타의 다른 일반적인 모델들처럼 전시장에서 누구나 계약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는 모델이다. 실제로도 토요타는 센추리를 모든 고객에게 전시하거나 시승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 않으며, 특정 고객층에게만 비공개적으로 접근하여 일부러 눈에 띄지 않게 마케팅하고 있다. 이러한 비공식적 마케팅은 오히려 ‘돈이 있어도 못 사는 차’와 같은 도시 전설을 낳는 배경이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거짓이다. 단순히 고객이 일반인이라는 이유로 구매를 법적으로 제한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문이 절반은 사실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는 토요타가 센추리의 구매 희망자를 엄격한 기준을 통해 심사한다는 사실로 뒷받침된다.
일례로 토요타는 센추리의 구매를 희망한 야쿠자 조직의 고위 간부로부터 판매를 거부한 사례가 존재하는데, 이는 ‘일본 최고 의전차’라는 센추리의 품격과 이미지의 훼손을 우려한 토요타의 강경한 대응을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다. 고객의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해당 모델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돌아서는 자세, 그만큼 센추리는 토요타에 있어 단순한 상품이 아닌, 일본 사회의 품격 있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 셈이다.
내수 럭셔리 모델의 한계

이렇듯 토요타는 센추리를 통해 ‘아무나 허락되지 않는 품격’이라는 자부심을 과시하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영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바로 옆 나라인 한국의 경우 고급차 시장은 ‘과시적 럭셔리’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이런 가운데 고급스러움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고 절제된 품격을 어필하는 센추리가 주목받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그런 쪽을 더 선호하는 수요도 존재하겠지만 초대 모델로부터 거의 변한 게 없는 고전적인 디자인의 센추리가 디자인 면에서 경쟁력이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SUV 모델의 출시는 이를 타파하려는 전략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센추리 앞에 직면한 한계는 이뿐만이 아니다.
인지도 또한 발목을 잡는 요소다. 센추리는 엄밀히 말해 ‘내수 시장’ 전용 모델이다.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고 만든 모델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한편, 현재 센추리의 가격은 약 2,700만 엔(2026년형 연식변경 기준)으로, 한화 약 2억 5,400만 원에 달하는 고가다. 이는 벤츠 마이바흐나 벤틀리급의 프리미엄 브랜드도 아닌 토요타의 모델이 그 정도 가격이라는 점에서 시큰둥한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도 센추리의 품격은 단순히 일본 내수 시장에서나 통용되는 가치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한계는 극명할 것이다.
일본만의 장인 정신과 정체성

센추리가 ‘아무나 살 수 없는 차’가 된 배경에는 고유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려 애썼던 토요타만의 굳건한 철학이 있었다.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일본 특유의 문화와 장인 정신이라는 고유성을 지켜 온 센추리는 그렇게 유일무이한 ‘내수 럭셔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제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토요타는 2024년 11월을 기점으로 센추리 SUV를 중국, 아랍에미리트 및 북미 시장으로 진출시키며 렉서스 딜러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으며 기존 토요타 모델과 다른, 센추리 전용 봉황 엠블럼을 어필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의 1~3세대 모델이 내수 시장만을 위한 모델로 남았다면 이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자세로 볼 수 있다.
일부 시장에서 마이바흐보다 비싸게 책정된 해외 시판가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토요타는 판매 이후의 애프터 서비스 전략을 통해 이를 무마할 방침이다. 과연 내수 시장의 정체성을 지켜 온 센추리가 전 세계를 상대로도 수요를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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