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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물리 버튼의 불편
미학과 실용성의 간극
인테리어 디자인의 방향성은

운전석에 오르면 으레 볼 수 있었던 익숙한 광경은 이제 옛말이 됐다.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마치 대형 태블릿과도 같은 거대한 화면뿐이다. 센터 콘솔을 빼곡히 채우던 익숙한 공조 버튼, 볼륨 다이얼, 시트 열선 버튼 등 수많은 물리 버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소위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통하는 깔끔하고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는 분명 시선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운전 중 다양한 기능 하나를 조작하기 위해 화면을 한참 들여다봐야 하는 불편함과 위험성이라는 부작용도 낳았다. 과연 첨단 기술의 진화는 운전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단순히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것일까?
‘효율성’과 ‘디자인’이란 명분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물리 버튼을 없애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존재했다. 우선 물리 버튼 하나하나를 설계하고 생산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하나의 터치스크린과 소프트웨어로 대체할 경우, 생산에 필요한 부품 수가 대폭 감소하며 조립 과정도 단순화시켜 생산 라인의 효율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거기다, 기존 소형차와 고급차 등의 공조 버튼을 각각 다르게 제작해야 했다면, 한 가지 터치스크린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여러 모델을 위한 분리 제작을 할 필요가 없어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통일할 수도 있다.
단순히 효율에만 그치지 않는다. 터치스크린만의 넓은 화면이 차지하는 인테리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즉각적으로 ‘이 차는 첨단 기술로 이루어진 모델이다’라는 인상을 심어준다. 차의 실제 성능이 그에 못 미치더라도, 최신 기술이나 첨단 요소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 성향을 띄는 사람들을 비롯해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구매 동기를 제공하는 마케팅 수단이 된다.
그 외에도 터치스크린은 OTA(Over The Air) 업데이트를 통한 원격 소프트웨어 기능 추가나 유료 구독 서비스를 활용해 특정 기능을 해제해 주는 비즈니스 모델 등 하드웨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기능을 추가하기 쉽다는 잠재적인 강점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테슬라가 이러한 OTA 기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운전의 본질을 해치는 ‘불편한 진실’

위와 같은 명분에도 불구하고, 물리 버튼의 자릴 대체한 터치스크린은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협하는 근본적인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운전 중 터치스크린과 물리 버튼 조작에 걸리는 시간을 비교한 스웨덴 자동차 매체 ‘Vi Bilägare’의 실험에 따르면, 물리 버튼으로 조작하는 것이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는 것보다 약 3배 이상 빠르고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리 버튼은 시선을 떼지 않고도 손의 감각에만 의존해도 무난히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터치스크린은 운전자가 시선을 스크린으로 돌려야 하는 데다, 조작이 미숙할 경우 스크린에 시선을 뺏기는 시간이 길어져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운전자는 손의 감각, 즉 촉각을 이용해 볼륨을 조절하거나 냉·난방기를 조작하는 습관이 있는데, 터치스크린은 이러한 촉각을 통한 피드백이 없어 운전자가 조작할 때마다 일일이 화면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찰나의 시선 분산은 곧 사고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터치스크린은 전자 기기에 불과하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다. 물리 버튼은 해당 기능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만, 터치스크린 기반은 결국 시스템이 느려지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핵심 기능이 먹통이 되어 중요한 순간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이미 이런 문제들은 수많은 소비자 불만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진정한 타협점’을 향한 업계의 변화

일종의 트렌드이자 혁신으로 여겨졌던 터치스크린은 가장 근본적인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전락했으며, 이는 제조사들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였다. 최근 폭스바겐은 ‘ID.시리즈’의 출시 이후 터치스크린 위주의 공조 시스템 조작 방식에 대한 비판을 계속 받아왔고, 2023년 토마스 셰퍼 CEO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고객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터치스크린 대신 더 많은 물리 버튼을 돌려줄 것”이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는 거대 자동차 브랜드도 소비자 불만을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 볼 수 있다.
한편, 터치 위주의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채택한 타 브랜드와는 다르게, 현대차는 ‘아이오닉’ 시리즈 등 최신 모델에서도 운전자가 자주 조작하는 공조 시스템과 같은 핵심 기능에는 여전히 물리 버튼을 남겨 두는 방식을 유지해 왔다.
이처럼 제조사들은 ‘첨단 기술’이라는 명분만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를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미래 자동차 인테리어의 진정한 혁신은 무작정 물리 버튼을 센터 콘솔에서 없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기술과 UX(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에서 시작될 것이다.


























댓글1
초창기 스마트폰 시장과의 비교를통한 앞으로의 전망을 포함한 기사였으면 더 좋을것 같네요. 스마트폰 초기 전화기의 물리버튼을 잊지못하고 안보고도 자판을 칠수있어서 블랙배리가 인기가있었지요.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블랜배리는 퇴출되고 자판이나 물리키가 없는 현재의 스마트폰만 남게되었죠. 자동차도 현재는 조금더불편하고 위험한 요소도 있지만 자율 주행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발전이 물리버튼은 보단 대형 스크린의 형태로 발전해 나갈거로 저는 전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