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이 기다린 MPV.. 현대차 트라제, 카니발 싸구려 만들 디자인 ‘유출’

현대차 트라제 렌더링
고급 MPV의 부활 상상도
심리스 호라이즌 적용한 디자인

지금은 카니발, 스타리아로 양분된 내수 MPV 시장에 예전엔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 바로 현대차가 유럽형 MPV를 표방하고 출시한 트라제 XG가 그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더 고급스러웠던 그랜저의 서브네임 XG까지 붙여 고급 MPV로 포지셔닝했던 트라제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오늘은 트라제가 지금 부활한다는 가정하에 렌더링을 제작해 봤다. 현대차는 이미 쿠스토, 스타게이저, 스타리아 등으로 곳곳에 MPV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이 차가 기획 또는 출시될 확률은 낮다.

하지만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 전면은 현대차가 그랜저 시리즈와 스타리아를 통해 보여준 ‘심리스 호라이즌’ 조형을 반영했고, 측면에는 전통적인 미니밴의 문법인 슬라이딩 도어가 적용되었다. 고급감과 실용성을 동시에 고려한 구성이다. 특히 이 상상도는 과거 트라제 후속으로 기획되었으나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포르티코(PO)의 비례와 형상 일부를 참고해 디자인되었으며, 그만큼 구상 자체에 현실적 기반이 녹아 있다.

심리즈 호라이즌 트라제
하이브리드 안성맞춤 MPV

이번에 필자가 제시하는 트라제 부활 상상도는 현대차의 최신 디자인 흐름인 심리스 호라이즌을 중심으로 만들었다. 스타리아보다는 그랜저의 프리미엄 / 익스클루시브 등급과 더 비슷하게 만들었다. 기존 트라제가 표방했던 고급 MPV 이미지를 위해서는 그게 더 나을 것으로 예상했다. 슬라이딩 도어를 의도적으로 채택했는데, 예전 트라제 XG는 슬라이딩 도어가 채택되지 않은 지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던 것을 의식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정했을 때, 이 가상의 트라제는 혼다 오딧세이를 직접 겨냥한 모델로 위치하게 된다.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MPV는 여전히 수요가 존재하며, 특히 패밀리 중심의 중형 미니밴 수요가 꾸준하다. 트라제가 글로벌 출시를 상정한다면, 경쟁 모델로 오딧세이를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상상된 파워트레인은 1,600cc급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2,500cc급 가솔린 엔진이다. 하이브리드는 약 180마력, 가솔린은 약 210마력 내외의 출력과 25~27kgf·m 수준의 토크를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랜저와 비슷한 실내 예상
트라제 기획 의도 통한 추측

실내는 렌더링하지 않았지만, 그랜저의 크래시패드 디자인과 시트 형상을 참고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다. 트라제 자체가 초기엔 싼타모의 후속으로 기획되었으나, 도중 포지션이 변경되어 당시 그랜저와 에쿠스의 편의장비를 대거 도입한 차종이었던 만큼 고급 세단의 요소가 곳곳에 녹아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쿠스토 또는 스타게이저와는 다른 양상이다. 상술한 두 차종은 시장 전략형 또는 개도국형 모델이라 고급 사양이 적용되기엔 무리가 있다.

아울러 카니발과 스타리아에 밀리지 않는 공간 활용도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테면 스위블 시트가 적용된다면 활용도는 극대화될 것이다. 거기에 승객석과 트렁크 사이에 전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파티션을 세워, 더 정숙하고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면 금상첨화 아닐까? 물론 풀 플랫을 원한다면 파티션을 위로 걷고 고급 캠핑카로 변신한다는 재밌는 상상이다. 최근 디지털 룸미러 등이 보급되는 현실로 미루어, 어불성설보다는 현실에 조금 더 가깝지 않을까?

트라제 빈자리를 스타리아가?
독보적 포지션, 대체 못 한다

현대차는 스타렉스를 대체한 스타리아를 통해 미니밴 시장에서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상품 기획을 제시했다. 그러나 스타리아는 여전히 상용 차량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지 못했고, 심지어 그 크기가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는 운전자도 있다. 트라제는 바로 그 틈새를 메울 수 있는 유력한 이름이며, 과거 브랜드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된다. 물론 이 상상도가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보이지만,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이번 렌더링은 만들면서도 재밌었다. 2000년대 중반, 위장막 차량이 목격될 정도로 개발이 꽤 진척되었으나 끝내 출시가 무산된 포르티코의 영향이었을까? 당시 많은 이들은 트라제 후속 포르티코가 그랜드 스타렉스로 통합되는 것에 의문을 표했다. 그만큼 트라제가 갖는 위치는 독보적이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재는 카니발이 독주하다시피 하는 승용형 MPV 시장에, 언젠가 트라제 이름표가 다시 나타나는 때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