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꼴 나긴 싫다” 현대차, 전기차 배터리 직접 만들겠다 선언!

전기차 총력 기울이는 현대차
배터리 설비 라인 구축에 나서
가격/품질 경쟁력 끌어올린다

현대차가 전기차 1만~2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의 배터리 설비 라인을 2027년까지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배터리 업체에서 납품받는 것과 별개로 시제품 생산에 뛰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만들어낸다면, 가격과 품질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엘앤에프, LG화학, 중국 업체들과 지난 2분기부터 양극재 등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 물량 및 납품가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경기 안성 등지에 건설할 배터리 연구개발(R&D) 단지에 연 1~2GWh 규모의 배터리 시제품 제조 설비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계속되는 현대차의 테스트
유수의 기업은 이미 생산 중

1GWh는 전기차 1만 3천 대에 들어가는 물량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대규모 테스트를 진행하며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나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생산 제품은 리튬과 인산철(LFP) 배터리에 비해 효율이 더욱 높은 삼원계 배터리가 유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배터리 내재화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화두다. 미국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 일본의 토요타에 이어 중국의 비야디도 최근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을 천명한 바 있다.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면 자동차 가격을 낮추는 부분만 아니라 연계 기술을 통한 전기차의 효율성 극대화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야디의 독주 요인
배터리 자체 생산

세계 1위 전기차업체 중국 비야디는 배터리의 80~90%를 내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비야디는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내재화해 가격에서의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리는 것 외에는 전통의 자동차 강호들과의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 일찌감치 개발에 들어갔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배터리와 전기차를 한 묶음으로 설계, 생산하자 각종 비용의 감소뿐 아니라 각 차량에 맞게 배터리를 최적화하는 노하우도 늘어났다. 배터리 소재를 각각 포장해 팩에 넣는 기존의 방법 대신 모든 소재를 한 번에 포장하는 ‘셀투팩’과 차체와 배터리팩을 일체화하는 ‘셀투섀시’ 등 비야디에서 신기술이 쏟아져 나온 배경이다.

현대차는 조용히 개발 중
다시 한번 혁신 꿈꾼다

배터리 업계는 현대차가 자체 생산 가능한 수준의 R&D 역량과 공정 기술력을 ‘진작에’ 갖추어놓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기 의왕연구소와 마북연구소를 중심으로 현대차는 10년 넘게 배터리를 연구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들도 현대차가 일군 배터리의 기술력에 감탄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가 배터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하면 가격과 품질 경쟁력은 한 단계 이상 점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배터리 셀 기술을 내재화하면 전기차와 통합 개발할 수 있는 만큼 생산 효율이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