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천만 원 달한 전기차가
고작 3백만 원에 팔린다?
미국 전기차 피스커의 몰락
피스커는 2016년에 설립된 미국 전기차 브랜드다. 피스커는 2023년 자신들의 첫 전기 SUV인 오션(Ocean) 출시했다. 그들은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려는 야망이 있는 회사였지만, 지금 남아있는 자사 브랜드 SUV인 오션을 미국 뉴욕의 자동차 대여 회사인 ‘아메리칸 리스’에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고작 한 대당 300만 원 정도로 말이다.
원래는 2,200만 원까지 하던 자동차를 왜 이렇게 싼값에 파는 걸까? 그리고 그 싼값에 팔리는 ‘오션’이란 자동차는 어떤 자동차일까?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팔리는 자동차, 손해를 보면서까지 싼값에 차를 팔려는 회사. 그 내막을 들여다보자.
코로나19로 인한 자금난
대량 해고와 파격적 할인
피스커의 전기 SUV인 오션은 테슬라 모델 Y의 경쟁 모델로, 1회 완충 시 최대 562km를 주행할 수 있다. 최상위 모델을 선택할 시 합산 총 550마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생산 첫해에 예상했던 생산량에 25%인 약 1만 대의 차량을 생산해 4,700대만 고객에게 인도하는 등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었다. 또한 2020년에는 코로나19 전후 발생한 전기차 공급망이 막히고 미국발 고금리의 영향으로 인해 자금 확보에도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정이 나빠졌다.
결국 자금난으로 인해 직원을 대량으로 해고하고 생산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았고 지난달 파산을 신청했다. 그리하여 원래는 3만 8천 달러~7만 달러(한화 약 5,200만 원~9,600만 원)이던 오션을 2,500달러~1만 6,500달러(한화 350만 원~2,200만 원)에 판매하게 됐다.
손해지만 350만 원에 판매
구매자는 뉴욕 리스회사
아메리칸 리스는 피스커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하기 2주 전 2,100대의 오션 SUV를 구매하기로 했지만, 피스커가 파산한 뒤인 6월 30일 판매할 수 있는 모든 SUV를 구매하기로 했다. 다만, 수리가 필요한 오션 SUV는 350만 원에, 상태 양호한 오션 SUV는 9,600만 원에 판매하게 되었다. 손해를 보면서까지 차량을 판매하는 것은 부채를 갚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차를 매입하게 된 아메리칸 리스는 우버나 리프트 같은 라이드 헤일링(호출형 승차 공유 서비스) 서비스에 근무하는 뉴욕 지역 운전사들에게 자동차를 공급하는 업체다. 매각이 성사되면 아메리칸 리스는 구매한 모든 오션 SUV를 12개월 동안 재판매할 수 없으며, 전기차 냉각 시스템을 비롯한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오션 SUV의 대여를 보류하는 것에 동의했다.
뉴욕 환경 정책 때문에
다 팔아도 부채 남아
파산 보호 신청서에 기재한 부채는 1억 달러 ~ 5억 달러(한화 1,400억 원 ~ 7,000억 원)의 부채에 허덕였던 피스커의 불을 꺼준 아메리칸 리스,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작년 미국 뉴욕시가 2030년까지 모든 우버 및 리프트 차량은 배기가스가 없는 친환경 자동차여야 한다는 규칙을 세웠기 때문에 새로운 규칙에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재고의 매각은 피스커의 최대 담보 채권자인 하이츠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금융 서비스 회사인 서스쿼해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계열사에 의해 승인되었다. 6월 21일 청문회에서 하이츠의 투자 부서를 대표하는 변호사는 이 매각은 “하이츠의 담보 부채의 일부만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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